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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엇갈리는 제약바이오 전망…한미약품 '긍정적', SK바이오팜 '먹구름'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주 개최되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가 제약·바이오업종에 추가 주가 상승 동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해당 학회에서 발표를 앞둔 한미약품에스티팜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남겼다. 반면 SK바이오팜HK이노엔에 대해서는 부진한 실적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내리며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월3일~10일) KRX헬스케어지수는 7.6% 올랐다. 전체 KRX 업종 지수 가운데 상승률 상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분기 2.2% 떨어진 것과는 대조된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제약·바이오업종 주가는 단기 반등을 확인했다”며 “지속적 하락세에 대한 순환매 관점의 수급 유입으로 ‘뭐라도 사고 싶다’는 심리가 반응하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는 다가올 ‘AACR 2023’이 제약·바이오업종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특히 AACR은 ASCO, ESCO와 달리 전임상 등 초기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발표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기술이전이나 공동 연구개발(R&D) 등의 성과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올해 AACR은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한미약품과 에스티팜, 에이비엘바이오, 메드팩토 등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24개사가 참가해 임상시험 결과 등 파이프라인 기술력을 소개한다.

한미약품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7건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인터루킨-2(IL-2) 면역항암제(HM16390)의 항종양 효능 연구 결과, KRAS 변이 타깃 SOS1 저해제(HM99462) 연구 결과 등과 함께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반 항암 백신의 면역 반응을 통한 치료 가능성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을 향한 시장의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한 달 전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460억원이었는데, 최근 4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에만 증권사 5곳이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키움증권(33만원→37만원), 하이투자증권(38만원→39만원), 하나증권(33만원→36만원), 유안타증권(35만원→38만원), KB증권(38만원→42만원) 등이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AACR 2023에서 이중항체 등 7건의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또 올 1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되고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역시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에스티팜 역시 주목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이번 AACR에서 세계 첫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STP1002’를 비롯해 MEK 저해제와의 병용 투여에 대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임상1상 전체 결과는 올해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에스티팜의 파이프라인 성과에 더해 가파른 실적 상승세에 주목했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티팜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36억원으로 한 달 전 제시한 30억원과 비교해 18.6% 높아졌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567.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켓PRO] 엇갈리는 제약바이오 전망…한미약품 '긍정적', SK바이오팜 '먹구름'
증권가의 밝은 전망만큼 한미약품과 에스티팜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달 들어 각각 30%, 10.8% 올랐다. 반면 한미약품, 에스티팜과 함께 KRX헬스케어 지수 구성종목인 SK바이오팜과 HK이노엔을 향한 증권업계 시선은 다소 차갑다. 1분기 실적이 당장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같은 기간 SK바이오팜은 2.1%, HK이노엔은 0.3%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SK바이오팜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하며 기존(12만원)보다 약 17% 하향조정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이선스 계약 부재로 인한 일회성 계약금 인식 부재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SK바이오팜의 1분기 영업손실 예상치는 247억원이다. 3개월 전(-235억원), 1개월 전(-246억원)보다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HK이노엔 역시 증권가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HK이노엔의 기존 목표주가였던 5만1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10% 넘게 하향조정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는 쉬어가는 한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현수 연구원은 ”조스타박스(대상포진 백신) 공급 지연 지속과 뷰티 부문의 저조한 매출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정리하며 발생한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형민 기자 mhm9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