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한경우의 퀀트 포커스

코스피 합산 12개월 선행 EPS, 2월말 이후 반등세
“이미 낮아진 1분기 전망치 밑돌지 않으면…이후 개선세 기대”
대한유화 컨센서스, ‘적자’에서 ‘흑자’로…쏘카는 한달간 100% 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침체 전망이 무색하게 주식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컨센서스가 역사적 고점 수준이라는 13배를 넘어섰다. 주가는 오르는 데 실적 전망치마저 하향되면서 PER 상승에 가속도가 붙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집계 기준 코스피의 합산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7858.40원이다. 지난달 말에는 7489.40원이었지만, 4월 들어 다시 반등했다.

기간을 길게 잡아 보면 작년 10월1일 9553.63원이던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는 올해 2월28일 7329.64원까지 하락했다가, 3월부터 등락을 거듭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 같은 코스피 이익 추정치 상향은 이미 금융투자전문가들이 전망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경기침체의 부정적 영향을 반영돼 실적 추정치가 계속 깎여 나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추정치가 크게 하향된 추정치가 12개월 선행지표 구성에서 빠지고 회복이 기대되는 내년 실적이 반영되는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12개월 선행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에 더해, 1분기 실적시즌에 애널리스트들 전망치가 상향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계절적으로 4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이익이 하향 조정된 상태에서 이듬해 1분기 어닝 시즌을 맞이하는 특성이 있다”며 “(올해는)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낮아진 눈높이를 크게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후 실적 추정치의 개선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경 마켓PRO는 최근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의 상향 조짐을 주도한 종목을 에프앤가이드의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찾아봤다. 지표가 저점을 찍은 2월28일 이후 꾸준히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가 상향된 종목, 1분기 실적 프리뷰(전망) 시즌이 시작된 3월말 이후 반등한 종목을 각각 추렸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2월말 이후 꾸준히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가 상향된 종목 중에서는 대한유화의 상향 비율이 가장 돋보였다. 4710.26원 적자이던 대한유화의 12개월 선행 EPS는 3월말에는 적자폭이 2880.77원까지 축소됐고, 이달 5일에는 6830.77원 흑자로 바뀌었다.

최악 수준인 작년 4분기 실적의 발표돼 선행지표 구성에서 빠지면서 1차로 개선됐다. 이후 유안타증권이 1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에 담은, 대한유화가 올해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추정치가 선행지표 구성에 새롭게 들어가면서 컨센서스가 흑자로 돌아섰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지역의 에틸렌(플라스틱 원료로 석유·화학 기업들의 제품) 공장 증설의 클라이맥스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증설 압박이 크게 완화돼 내년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로 컨센서스 상향 비율이 높은 종목은 차량공유업체 쏘카다.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가 2월말에는 292.92원, 3월말에는 520.11원, 이달 5일에는 588.08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가장 최근의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는 2월말과 비교해 100.76% 상향됐다. 2월 중순 이후 새롭게 제시된 추정치는 없었지만, 기존의 이익 성장 전망이 시간 경과에 따른 선행지표 상향으로 이어졌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차 구입 수요 유입과 택시비 인상에 따른 부담 증가가 초단기 렌터카 시장의 성장 요인”이라며 “단가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증권가의 1분기 실적 전망 시즌이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의 반등한 목록엔 삼성전자가 새로 들어갔다. 2월말에 2699.89원이던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는 3월말 2494.93원까지 하향됐다가, 1분기 실적 전망 시즌에 접어들자 2748.04원으로 회복했다. 컨센서스의 상향폭이 10.14%로 크지 않고 4월 들어 새롭게 제시된 추정치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가는 신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외에도 LX하우시스, 대우조선해양, 코리아써키트 등 4월 들어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가 크게 상향된 종목들 상당수가 새로운 추정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선행지표가 상향됐다.

넷마블은 기존 대비 상향된 추정치가 제시돼 3월말에는 80.02원이던 12개월 선행 EPS 컨센서스가 이달 5일에는 323.06원으로 높아졌다. 다올투자증권이 올해 적자폭을 대폭 줄이고, 내년 이익 전망을 크게 늘린 추정치를 지난 5일 내놨다. 중국의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 발급이 잇따른데 따라 실적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작과 중국 진출작의 성과가 더해질 것”이라며 주요 신작 성과에 따른 연간 매출 증가 규모로 4000억원 이상을, 중국 출시작으로 벌어들일 내년 영업이익 규모를 514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