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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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주가가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선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이 경쟁업체보다 높은 만큼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리온은 1200원(0.88%) 오른 13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3만8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오리온은 지난달 27일부터 4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식품 대장주 자리를 굳히고 있다. 오리온의 시가 총액은 5조4481억원으로 CJ제일제당(4조8700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높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0일부터 외국인은 17거래일 연속으로 오리온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393억원인데, 유가증권 시장의 음식료 업종에서 순매수 1위였다.

증권가 "오리온, 영업익 높아 주가 프리미엄 정당해"

오리온은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전년 대비 각각 6.6%, 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오리온은 베트남 시장 내 점유율 확대, 러시아 법인 증설 효과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도 투자 규모를 늘려 해외 매출액이 추가로 1조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공행진 하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오리온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원료 가격이 고점을 찍고 내려와 오리온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오리온의 실적과 주가는 동행하고 있어 당분간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리온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98% 증가한 2조873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14% 늘어난 4667억원이었다. 모두 시장 추정치를 소폭 웃돌았다.

주가가 랠리를 이어가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리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36배로 CJ제일제당(7.78배)에 비해 높다. 음료 업체인 롯데칠성(9.94배)과 비교해도 PER은 두드러진다.

다만 오리온의 주가엔 프리미엄을 부여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영업이익률이 다른 업체에 비해 높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기준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16.2%로 CJ제일제당(5.53%), 롯데칠성(7.8%)보다 2배 이상 높다. 박찬솔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선 매출액보다 영업익 증가세, 이익률이 더 중요하다"며 "주가에 프리미엄이 붙는 건 정당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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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 해외시장 성과, 향후 실적·주가 모멘텀

증권가에선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향후 오리온의 상승 동력(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오리온의 매출액 중 44%는 중국 시장에서 나왔는데,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이 부진해 오리온의 중국 법인도 성장세가 둔화했다. 박찬솔 연구원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오리온의 실적을 견인할만한 '포스트 중국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제성장률이 높은 베트남, 인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면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서 이승준 오리온 대표이사 사장은 "현지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호치민과 하노이 공장을 증설하고, 제3공장 신축도 추진할 것"이라며 "경쟁우위 제품의 라인업을 늘리는 한편, 제과 외 신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베트남 1등 식품기업으로서의 위치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