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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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매입하며 주주활동을 본격화했다.

30일 KCGI는 보도자료를 내고 투자목적회사인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의 지분 7.05%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투자 배경을 두고선 "보유 경쟁력에 비해 기업가치는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CGI에 따르면 DB하이텍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5배,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은 약 1.3배다.

먼저 KCGI는 최근 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사업(팹리스)을 자회사로 떼어내는 분사 안건을 전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킨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KCGI 측은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나 시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소액주주들과 상당한 갈등과 반목이 있었으며, 분할에 대한 의도와 이중상장에 대한 의심을 받아왔다"고 했다. 기업분할은 시급을 다투는 일이 아닌 만큼, 충분한 협의와 설득과정을 거쳐 주총에서 지배주주가 제외된 일반주주들만의 표결(MoM)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는 게 KCGI 측 설명이다.

KCGI는 DB하이텍에 자사주 소각과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을 요구했다.

KCGI는 "회사가 배당을 늘리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것은 환영하지만 자사주 매입이 우호 지분 확보 등 다른 목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면서 "자사주 매입은 소각까지 이뤄졌을 때 비로소 주주가치로 환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물적분할과 관련한 논란들과 자사주 매입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을 피해 가기 위한 일시적인 대처라면 이는 매우 근시안적 지배구조 개편"이라며 "KCGI는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사회 독립성과 관련해선 "일반주주들이 임명한 독립적인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견제와 감시를 진행하겠다"며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