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락 추세를 이어오던 미국 리츠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일제히 반등세를 보였다.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저가매수를 노린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29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지역내 투자하는 리츠 ETF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상품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2.21%였다. 운용규모가 가장 큰 '뱅가드 리얼 에스테이트 ETF(VNQ)'는 이날 2.22% 상승했다. '아이셰어즈 US 리얼 에스테이트 ETF(IYR)'(2.24%), '찰스 슈왑 US 리츠 ETF(SCHH)'(2.34%) '리얼 에스테이트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RE)'(2.38%) 등도 일제히 올랐다.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이후 불거졌던 은행권 신용위기 우려가 줄어들면서, 상업용 오피스 시장에 대한 투자 경색이 완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날 미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미국 상하원 청문회에서 언급한 은행 시스템 안정화 조치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고점 대비 20~30% 가격이 떨어지면서 배당 수익률이 높아진 것도 매수세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전망이다. VNQ의 경우 2% 후반이던 연 배당률이 가격 하락으로 현재 3% 후반까지 올라온 상태다.

다만 리츠 ETF들이 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가격과 함께 상업용 부동산 가격 역시 하락하고 있어, 가격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구조적 회복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리츠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투자 자산군에 따라 수익률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