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에코프로그룹이 지난해 삼성SDI에 3조원어치 이상의 양극재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SDI와의 거래로 안정적 영업 기반을 닦은 에코프로그룹은 삼성 출신 임원도 줄줄이 영입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이엠은 지난해 삼성SDI에 양극재 등을 3조1806억원어치 판매했다. 2021년(8713억원)에 비해 265% 늘어난 규모다. 양극재는 삼성SDI 등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은 각각 1조195억원, 2조1611억원어치의 양극재를 삼성SDI에 판매했다. 지난해 에코프로비엠 매출의 30% 안팎, 에코프로이엠 매출의 99.8%가량을 삼성SDI를 통해 올렸다. 에코프로이엠은 2020년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가 60 대 40 비율로 세운 양극재 합작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54억원, 영업이익 1238억원을 거뒀다. 삼성SDI 덕분에 출범 2년 만에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에코프로그룹은 2012년 삼성SDI와 거래 관계를 맺은 뒤 나날이 공급 규모가 커졌다.

에코프로그룹은 삼성SDI 인력도 빨아들이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SDI 기획팀장 출신인 송호준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 셀사업부장(전무) 출신인 주재환 사장을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에코프로그룹에 삼성SDI 출신 임원이 이들을 포함해 7명에 달한다.

하지만 매출 비중이 삼성SDI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것은 ‘양날의 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