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3월23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글로벌마켓나우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사용한 파워포인트(PPT)가 기사 하단에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파월 “연내 금리 인하 안 하겠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습니다. 미 기준금리는 연 4.75~5.0%로, 드디어 5%대 시대를 열었습니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최근의 금융 환경이 경제활동과 고용 등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2월 성명서에 들어가 있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문구는 삭제되고, ‘추가적 정책 확인’이란 표현이 들어갔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개별 은행 문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시스템 위협이 커질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금리 동결도 검토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연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습니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여지가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날 동시에 공개된 경제전망(SEP)을 보면 성장률이 하향되고, 물가는 높아졌습니다. Fed 위원들은 올해 미국 성장률이 0.4%(작년 12월 전망은 0.5%)에 그치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연말 3.3%(작년 12월 전망은 3.1%)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Fed 위원 19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연말 금리는 연 5.1%로 예상됐습니다. 하반기 기준금리를 적극 낮출 것이란 시장 기대와 달리,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은 작년 12월과 동일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Fed를 믿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5월에 금리를 추가로 25bp 인상한 뒤 내년 1월까지 세 번에 걸쳐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금리를 연 4.5% 이하로 낮출 것이란 예상입니다.

▶막판 은행주 줄줄이 급락시킨 옐런

이날 증시에 찬물을 확 끼얹은 인물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입니다. 시장 기대와 달리 모든 예금을 일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옐런 장관은 상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과 관련해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시장에선 지역은행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시적으로 모든 예금에 대해 정부가 보장해줄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옐런 장관은 “은행 사태가 시스템 위기로 간주될 때에만 모든 예금을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옐런 장관의 발언 이후 퍼스트 리퍼블릭은행(FRC)은 15.5%, 팩웨스트은행(PACW)은 17.1% 각각 하락했습니다.

특히 팩웨스트은행은 “신규 투자자를 물색해왔으나 추가 증자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려를 키웠습니다. 유동성이 탄탄하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증자가 실패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습니다.

▶나란히 부진한 애완동물 용품업체 실적

펫코와 츄이는 직전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습니다.

펫코의 조정치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23센트로, 시장 예상 평균(24센트)을 밑돌았습니다. 매출은 15억7800만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15억7900만달러)보다 조금 적었습니다.

올해의 EPS 가이던스는 13~21센트였습니다. 시장 예상(68센트)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올해 차입금에 대한 원금 상환액만 1억4500만~1억5500만달러에 달하면서, 순익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자체 예상입니다.

올해 매출 전망은 61억5000만~62억7500만달러로, 시장 예상(63억6000만달러)보다 적었습니다. 펫코는 작년 기준으로 애완동물 업계 점유율 2위(16.6%) 업체입니다. 1위는 비상장 회사인 펫스마트(29.2%)입니다. 펫스마트는 온라인 전문 츄이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날 나온 츄이 실적도 좋지 않았습니다. EPS는 1센트, 매출은 27억1000만달러였습니다. 각각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으나 활성 소비자가 2041만 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장 예상은 2052만 명이었습니다. 1년 전(2066만 명)보다도 감소했습니다.

이날 장중에 펫코 주가는 17.5%, 츄이 주가는 5.3% 각각 밀렸습니다. 폐장 직후 실적을 내놓은 츄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귀금속·채권·원유·유로 급등

귀금속과 채권 등 안전자산 가격이 일제히 뛰었습니다.

금값은 하루동안 1.8% 뛴 트리이온스당 1975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조만간 20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티나 텡 CMC 애널리스트는 “Fed의 정책 전환 가능성에 달러와 채권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했다”며 “금값을 추가로 자극하면서 결과적으로 트로이온스당 2500~26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피치 솔루션스는 “금융 불안이 지속하면서 금값이 수 주일 내 직전 최고치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 번 뛴 금값이 수 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금값의 직전 최고가는 2020년 8월 기록했던 트로이온스당 2075달러입니다.

채권값도 많이 뛰었습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4%로, 11bp 올랐습니다. 통화 정책 변화를 잘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3.96%로, 21bp 뛰었습니다.

달러 약세와 함께 유로화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달러당 유로는 1.09를 넘어섰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분위기가 한몫 했습니다.

국제 유가도 올랐습니다. 미국산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나란히 1달러 넘게 상승했습니다. WTI 가격은 배럴당 70.9달러로, 다시 70달러대를 회복했습니다.

▶영국에선 인플레이션 폭탄

영국에서 발표된 2월 기준 인플레이션 숫자는 글로벌 물가 우려를 자극했습니다.

2월 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10.4%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예상치 평균(9.9%)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1월 수치는 10.1%였습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및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도 6.2%로, 예상치(5.7%)를 상회했습니다. 특히 호텔·식당 물가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1%, 식음료가 18.0% 각각 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1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시장에선 하루 앞으로 다가온 중앙은행(BOE) 통화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숫자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동결 관측이 우세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가 강세(달러당 1.23파운드)를 보였습니다. 다만 풋지100지수는 0.41% 상승 마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