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소멸하며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9원 내린 1,305.7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9.6원 내린 1,312.0원으로 출발해 장중 하락 폭을 키웠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부채한도 협상 합의안을 가결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디폴트 우려가 해소됐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합의안 통과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전망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돼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7.2%로 전망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0.06원이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46.13원)보다 6.07원 하락했다. /연합뉴스
"인구고령화 등 구조변화 때문…원화약세 따른 자본유입 급감 가능성 작아"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일 "원/달러 환율이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팬데믹 이후의 정책과제' 국제 콘퍼런스 패널 토론에 참석, 작년 이후 원화 약세의 배경에 대해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대(對)중국 경쟁 심화, 인구 고령화, 기업·가계 해외투자 수요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이런 원화 약세와 변동성 증가에도 자본 유입이 급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서 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부문의 단기 외채 감소와 민간의 대외자산 증가에 힘입어 우리 경제의 통화 불일치 문제가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라며 "최근 외국인 국내 채권 투자 확대로 장기외채가 증가하면서 이들 자금이 원화 절하와 내외 금리차 확대에 취약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에 기초한 장기투자가 많다는 점에서 위험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작년 말 관련 법 개정(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입 법인세 혜택) 이후 해외투자 배당금 유입이 늘어나는 점을 원화 절하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서 위원은 종합적으로 환율 안정 방안과 관련해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수출 경쟁력 강화, 수출시장 다변화, 중간재 수입대체와 같은 구조적 노력이 중요하다"며 "자본수지를 통해 환율의 '자동 안정화' 기능을 강화하려면 해외직접투자의 배당금 환류 여건을 개선하고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유인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