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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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대신증권은 보고서에서 "올해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개선 필요 항목이 6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찰대상국에 등재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한국은 작년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투자 상품 가용성 △이체성 등 9개 항목을 지적받았다.

이후 정부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공시 단계별 의무화,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등 정책을 잇달아 발표해왔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제 개선 조치가 실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올해 관찰대상국에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MSCI는 1992년 한국을 신흥지수에 처음 포함시켰고 2008년부터 선진지수 승격 여부를 검토해왔다. 하지만 역외 환율시장 부재,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등 제한적인 시장 접근성으로 인해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대신증권은 내년에는 국내 증시가 관찰대상국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관찰대상국에 등재되더라도 곧바로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선 먼저 관찰대상국에 올라야 한다. 통상 1년 뒤에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이 되고, 그로부터 1년이 더 지나야 실제 지수에 편입이 된다.

만약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2026년에 결정되면 실제 편입은 2027년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MSCI는 관찰대상국 등재 후 편입 확정 전까지 대상 국가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며 "한국의 경우 이 과정이 1년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정부의 외환시장 개선 조치의 영향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던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지위조차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증시는 FTSE 선진지수에 편입돼 있다. 지난해 FTSE 평가에선 △외국인 보유 규제 △외환시장 선진화 △공매도 허용 △장외거래 허용 등 8가지 항목에서 ‘제한’ 등급을 받았다. 다른 선진국이 최대 2개 ‘제한’ 등급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가장 부정적인 평가다.

김 연구원은 “FTSE 선진지수 지위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마냥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MSCI 선진지수 편입뿐 아니라 FTSE 선진지수 유지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