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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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계기로 안전자산인 금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가 확인될 경우 추가적인 강세가 전망된다는 증권사 의견이 나왔다.

21일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달 SVB 이후 대형·지역은행들의 부실이 연이어 불거지며 은행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금융당국의 빠른 개입과 지원 등으로 우려가 완화됐다"며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지만 안전자산인 금은 강세를 보였다"고 했다.

오 연구원은 "국제 금가격은 활발한 소매 구매와 완만한 상장지수펀드(ETF) 유출, 지정학적 충격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 이후 강세를 기록했다"면서 "지난달 들어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SVB 사태 이후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대규모 매수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앙은행 수요가 3분기(445톤)와 4분기(417톤)에 걸쳐 급증하면서 이 부문의 연간 구매 규모가 직전 해 대비 250% 넘게 증가한 1136톤을 기록하며 국제 금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며 "지정학적 충격과 정치적인 역학관계를 고려해 신흥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향후 국제 금가격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SVB 이후 일련의 은행권 부실사태로 Fed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달러 강세 완화로 연결되면 금의 성과도 긍정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강한 가운데, 금이 경기침체기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여온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그는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매수도 국제 금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지정학적 충격이 금 수요를 견인하고 있고, 최근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무역 마찰과 같은 정치적 역학도 금수요를 자극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금에 대한 관심을 중장기적으로 가져볼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