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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테마주 투자부터 주도 테마 구별법 살펴보니
中소비·로봇·우주, 주도 테마로 꼽아…클리오·LG전자 등 추천
국내 주식보단 해외 주식에서 테마 '답' 찾아라
[마켓PRO]"수익률 위해선 소외된 종목 선점해야…올해엔 中소비·로봇·우주 테마 주목"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세 테마를 선점하기 위해선 먼저 미국 증시에서 주도주를 찾아야 합니다. 만약 미국 같은 선진국 증시에서 테마 형성 신호가 보이면, 국내 주식시장에 파트너사가 있는지, 나아가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종목이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게다가 이 테마가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는 화두인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테마가 기존 산업이나 기업 간의 경쟁을 유발하는 키워드면 대형 테마로 갈 확률이 높습니다."

투자전략 전문가인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중국 소비, 로봇, 우주 업종을 주도 테마라고 분석했다. 향후 본격화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부터 저비용 고효율 위성 발사, 정부의 로봇 정책 변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모멘텀 투자에서 지나친 과열을 투자자들의 경계가 필요한 만큼 소외된 테마나 종목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연초 급등하던 국내 증시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대내외 이슈로 주춤거리고 있다. 뚜렷한 증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투자자들도 변동성이 큰 장세에선 테마주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테마는 어느 날 갑자기 세상 사람들 눈을 한껏 사로잡았다가 연기처럼 사라지기도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 트렌드를 파악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 연구위원은 테마 투자에서 안전하게 수익을 올리는 방법은 대세 테마에서 소외된 종목을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테마를 미리 선점해서 수익률 높이는 전략도 있으나, 뒤늦게 테마에 올라타는 투자자들의 경우 현재 급격히 오르고 있는 주도주를 사는 것보단 소외된 종목을 선점하는 것이 수익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대세 테마인 2차전지 섹터에서 그동안 매수세는 전기차→배터리→장비→소재→리튬 순으로 움직였는데, 뒤늦게 테마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2차전지 섹터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업종이나 종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 마켓PRO는 이혁진 연구위원을 통해 테마주 투자전략과 주도 테마 구별법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리포트에서 장기 소외된 종목을 찾으라고 조언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연초 국내 증시가 급격히 오르면서 미국 증시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 경우 개별 종목이나 테마적으로 과열 양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가가 오르는 것은 늘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모멘텀 투자 전략을 내세운 투자자들이라면 냉정하게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상승 랠리가 영업이익 등 밸류에이션을 기반해서 움직이는 건지 파악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장에선 장기 소외된 테마와 종목을 노리는 것이 적절한 투자 전략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모멘텀 투자에서 과열 양상이 생겨났을 때 늘 소외된 종목은 바닥에서 쉽게 30%가량 오르기 때문이죠. 지금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종목에 몰두할 필요가 없습니다. 차라리 장기 소외된 종목을 지금부터 담으면 향후 수익률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장기 소외된 종목의 기준은 무엇이며, 어떤 테마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나요?

"'장기 소외된' 기준이란 저(低) 밸류에이션이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테마나 종목을 의미합니다. 저는 중국 소비와 로봇, 우주 테마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중 간 단기비자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중국 소비관련주 공략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3D프린팅 로켓 발사를 추진하는 등 저비용 항공우주 경쟁 등이 우주 섹터에 긍정적이며,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이나 LG전자의 실내 자율주행 로봇 출시에 따른 모멘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죠.
[마켓PRO]"수익률 위해선 소외된 종목 선점해야…올해엔 中소비·로봇·우주 테마 주목"
저는 장기 소외된 테마로 중국 소비주를 꼽습니다. 근데 투자자들의 마음은 급한 것으로 보이네요.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주가가 벌써 빠졌기 때문이죠. 저는 3월부터 중국인 인바운드가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코로나 이전의 중국 소비 관련주를 살펴보면, 매월 말에 발표되는 관광 통계 등의 지표를 확인한 뒤 움직였기 때문이죠. 그동안 장기 소외된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지표 확인과 함께 반등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최선호주로는 클리오가 있습니다. 리오프닝 효과와 함께 색조 화장품 기업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봅니다. 클리오의 경우 국내 주요 유통 플랫폼에서 색조 화장품 판매 1위를 차지하는 업체이며, 코로나19 확산에도 동남아 등 해외로 유통망을 넓히면서 감익이 되지 않은 종목이죠.

최근 우주 섹터에선 '저비용 경쟁'이 치열합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로켓부터 재사용 로켓, 저궤도 위성, 위성 인터넷 서비스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페이스X의 경우 자사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범위를 아시아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죠. 서비스 지역이 넓어질수록 발사해야 하는 저궤도 위성의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호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습니다. 이 기업의 밸류체인을 살펴보면 항공부터 우주, 방산까지 폭넓은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봇 테마는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LG전자의 실내 자율주행 로봇 출시가 큰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제품 출시보단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 변화입니다. 현재 법 규정상 로봇(자율주행 포함)은 실외에서 혼자 작동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법령이 개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정안에는 실외 자율주행로봇을 보행로 이동 주체로 정의하고 보도 통행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있죠. 이 경우 실증 사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로봇 산업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선호주는 LG전자를 추천합니다. 이번에 출시하는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용 로봇의 완성도부터 활용도가 다양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죠."

▷테마주에 투자할 때 어떤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나요?

"주식시장 테마는 그 시대의 문제나 간절한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그 필요가 국내인지 글로벌인지에 따라서 주가 상승 폭이나 상승 기간도 달라지고요. 결론적으로는 글로벌 동반 이슈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여기서 테마의 크기가 결정되기 때문이죠.

인구문제를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인구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죠. 일본의 생산 가능 인구수가 90년대에 꺾였고, 2000년 초반에는 유럽이 꺾였습니다. 지금은 중국의 생산 가능 인구수가 줄고 있습니다.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자동화가 간절해지고 있죠.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로봇 등과 같은 테마가 뜨게 됐습니다.

테마 투자에서 두 번째 과정은 종목을 구별하는 것이죠. 저는 국내보단 해외 증시에서 관심을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부분의 국내 테마는 해외에서 발생하죠. 이를 통해 국내에 파트너사가 있는지, 같은 사업 모델을 가진 종목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기존 산업이나 기업 간의 경쟁을 촉발시키는 테마인지도 판단해야 합니다. 경쟁은 결국 테마나 산업을 키우는 요소이기 때문이죠. 이렇게만 투자한다면 투자자들이 주도주를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테마 양상도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테마 장세는 대형주를 시작으로 중·소형주로 확산됐죠. 최근에는 산업 자체가 새롭게 태동하다 보니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중·소형주 중심의 대세 테마가 대형주로 퍼질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테마주를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당부 또는 투자 조언을 해준다면?

"올해 주식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냉정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주식 투자 점검의 시기가 올 하반기에 올 것으로 봅니다. 냉정하게 종목을 교체하거나 현금 비중을 늘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투자 기대감에 대해서는 조금 냉정한 시선을 유지해야 합니다. 모멘텀 투자에서 지나친 과열을 투자자들의 경계가 필요합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