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 DSRJ 출범…반도체연구소 확대·개편
삼성전자가 반도체 연구개발(R&D)의 새로운 거점으로 일본을 낙점했다. 현지에 반도체 총괄 연구소를 두고, 일본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일본 내 흩어져 있던 연구시설을 ‘DSRJ(반도체연구소재팬)’란 이름으로 통합해 운영한다. 그동안 요코하마, 오사카 등에서 운영하던 소규모 반도체 연구시설을 조직화해 재출범시켰다는 설명이다. 통합 조직은 요코하마 연구소에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DSRJ 출범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연구시설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게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DSRJ에선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뎀 등 칩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 관련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일본에 있는 우수 R&D 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0일 경기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앞으로 반도체연구소를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두 배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일본 전략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삼성 반도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한동안 소원했다.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회장은 40년 전인 1983년 2월 도쿄에서 반도체사업 투자를 결심했다. 이른바 ‘도쿄선언’이다. 이 창업회장은 일본 측 네트워크와 교류하며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반도체가 앞으로의 산업을 좌우할 것”이란 일본 게이단렌 이나바 히데조 박사의 말을 듣고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일화는 유명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취임 후 처음 일본 방문을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일본 관련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6일 경기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요시다 겐이치로 일본 소니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