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마트에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 제품.(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마트에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 제품.(사진=연합뉴스)
롯데칠성이 선보인 '제로 슈거(zero sugar)' 제품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국내 음료시장에서 제로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즐겁게 건강을 챙기자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 공략이 통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슈거 제로 제품의 연이은 시장 안착으로 롯데칠성 주가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의 식품 소비에 있어 건강을 고려하는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료 시장에서도 기존의 설탕 성분을 인공감미료로 대체한 제로 음료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슈거 프리(sugar free)'를 기본으로 한 웰니스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 중이다. 롯데칠성은 2021년 펩시 제로를 필두로 제로 탄산 시장에 진입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펩시 제로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첫해 제로 탄산 시장점유율(M/S) 43.8%, 매출액 875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은 이후 칠성사이다 제로, 탐스 제로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 M/S 50.2%, 매출액 19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기존 탄산 인기 제품인 제로 버전인 '밀키스 제로'를 출시했다. 향후 기존 제로 탄산 브랜드의 업소 채널 입점률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매출 고성장세와 시장점유율 확대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제로 슈거 제품의 연이은 시장 안착으로 손익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제로 시리즈의 라인업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 스토리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래동화에 나오던 구미호를 캐릭터화한 ‘새로구미(새로+구미호)’.(사진=롯데칠성)
한국의 전래동화에 나오던 구미호를 캐릭터화한 ‘새로구미(새로+구미호)’.(사진=롯데칠성)
롯데칠성은 제로탄산에서의 성공을 제로 소주에서도 재현하고 있다. 작년 9월 출시한 '새로'의 지난해 판매액은 182억원으로 기존의 목표 예상액 1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새로 판매액은 1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제로 슈거 식품에 설탕 대신 사용하는 인공감미료 '에리스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롯데칠성 주가가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에리스리톨이 첨가된 음료는 △탐스제로 △새로 등에 불과하고 인공 감미료가 설탕보단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제2의 MSG 사태 만들지 말고 자중해라', '뭐든 과하면 독이다'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내수시장 내 판매량 성장이 가장 기대되는 기업으로 롯데칠성을 꼽고 있다. 롯데칠성은 트렌드에 맞는 신규 카테고리 진입 및 출시로 M/S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롯데칠성의 연결 매출 및 영업이익은 각각 3조583억원, 2602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16.8% 증가한 수치다. 롯데칠성의 주가 상방을 제한하던 요인이었던 소주 점유율의 정체 우려는 새로의 판매 호조세가 지속되며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소주 점유율은 2020년을 저점으로 회복하고 있다"며 "작년 4분기 롯데칠성의 소주 점유율은 15.8% 수준으로 기존 제품의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주류 부문에서도 M/S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당분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