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슈퍼리치들, 고평가 됐다던 2차전지 섹터 다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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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는 지금

"제가 직접 운용하겠습니다" 한 고객 자산가는 자신의 투자금을 대리 운용해준 프라이빗뱅커(PB)에게 이 같이 말했습니다. 코스닥이 핫한 종목장세를 펼쳐가며 덮어두었던 투자 욕구가 다시 꿈틀거리며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증권사 지점들에선 이런 모습이 적지 않게 연출된다고 합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곤 하지만 직접 투자에 뛰어든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무언가 달라진 풍경 같습니다. 초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을 관리하는 PB들을 통해 슈퍼리치의 모습을 들어봤습니다.

▶요새 종목장세가 더욱 뜨거워지는 분위기입니다. 고객분들은 어떤 모습이신가요?
"말씀하신대로 개별 종목 투자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보니 어수선한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각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죠"

▶PB분들도 고객들에게 투자 상담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겠습니다
"맞습니다. 종목장세라는 것은 개인별로 성과가 다른 시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에서 공유하는 투자전략이 있긴하지만 쉽게 종목을 추천해드리긴 어려운 상황이라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슈퍼리치들은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계신가요?
"그 역시도 천차만별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차익실현 후 다시 상황을 보고 계신분들도 있고요, 일부 고객들은 직접 본인이 운용하겠다며 종목 장세에 뛰어든 분들도 있습니다"

▶지금 뒤따라 달려드는 고액자산가들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네 과거에 투자 경험이 있는 분들 중에 2차전지 등 일부 종목들이 연일 랠리를 펼치는 모습을 보며 직접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간접투자로는 올해 들어 2배 가까이 수익이 난 이른 바 핫한 종목들만큼의 수익을 낼 수가 없으니까요"

▶이분들은 2차전지의 성장성을 굳게 믿고 계신가봅니다
"앞서 관련 섹터에 대해 긍정적인 설명을 드려왔는데 너무 고평가됐다며 투자하길 꺼려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전에 담아두신 분들이 아니면 새롭게 진입하는 것을 주저하신거죠. 하지만 꺾이지 않고 계속 랠리를 이어가다보니 생각이 바뀌신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부분을 긍정적으로 보시나요?
"일단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경기침체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고 보는 겁니다. 저도 동의하고요. 최근 주가가 오른 2차전지 소재 관련주 등의 모습을 보면 대규모 계약이 체결되면서 주가를 이끌었습니다. 경기상황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원청에서 계획한 수량에 대한 준비를 하면 되는 것이라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당장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직접 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직접 운용해서 얻은 수익은 전부 본인 덕분이지만 종목장세에서 종합적인 수익률을 높이긴 쉽지 않습니다. 깨지는 종목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일확천금을 노리는 분들이 아니라면 여전히 간접투자가 유효하다고 봅니다"

▶반면 부정적으로 보는 섹터가 있으시다면요?
"철강 금융 유틸리티 통신 등 정부 규제와 관련된 섹터들은 기피하고 있습니다. 경험적으로 정부 정책을 역행해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이 없다는데 고액자산가분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자금이 조금씩 다시 들어오는 것 같은데 연초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까요?
"환율이 다시 어떤 형태로 움직이는지가 관건일텐데 아직까진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올 환경이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당분간 코스닥 중소형주 개별장세를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각광받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슈퍼리치의 경우 기본적으로 중국 시장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대단히 높은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는 이상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차라리 여전히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는 미국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보고 있는 것이죠. 다만 중국 내수와 관련된 종목들은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