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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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양회를 앞두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지만, 항공주만은 힘을 잃고 있다. 항공주는 아예 중국 리오프닝 수혜주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2월 3일~3월 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각각 2.5%, 4.8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1.49%)보다 낙폭이 컸다. 저가항공사(LCC)의 약세는 더 두드러졌다. 최근 한 달간 에어부산은 6.18%, 진에어는 4.24%, 제주항공은 2.65%, 티웨이항공은 1.79% 떨어졌다.

반면 철강·해운 등의 업종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 달 새 KRX 철강 지수는 9.45% 올라 KRX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팬오션(5.62%), 대한해운(4.03%) 등 해운주도 강세를 보였다.

당초 시장에서 항공주는 리오프닝 수혜주로 분류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여객 수가 회복되면 실적도 나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오는 4일로 예정된 양회에 대한 기대감도 리오프닝 관련주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번 양회에서는 소비 진작과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대규모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증권가에선 항공주는 중국 리오프닝 수혜주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수가 늘어나도 중국 항공기가 그 몫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가 리오프닝 혜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는 '오해'"라며 "오히려 중국이 여객기 운항을 재개하면 국내 항공사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운송을 늘려 이익을 냈다"며 "앞으로 중국 여객기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면 국내 항공사의 운송량이 줄어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아울러 "중국으로 향하는 승객은 FSC에 몰려 중국행 LCC의 여객 탑승률은 50%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항공사는 각자 배분받은 중국행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정 횟수 이상 운행을 해야 한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항공자유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별도의 협정을 통해 정한 노선 수, 운항 빈도 등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CC도 자신의 노선을 지키기 위해 수요와 관계없이 정기편을 운항해야 하는데, FSC와의 고객 확보 경쟁에서 밀려 실적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단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개월 전보다 3000억원가량 줄어든 14조8730억원이었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1조8238억원에서 1조5686억원으로 2552억원 감소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