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는 21일 한국조선해양과 조선해양 분야의 디지털 엔지니어링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상호협력 협약을 맺었다.양측은 조선해양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 콘텐츠를 공동으로 개발·운영한다. 기업 맞춤형 인재를 키워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학생을 지역의 미래모빌리티 분야 기업에 취업시켜 울산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로 했다.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한국조선해양과의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대학 교육을 혁신하고 우수 인력을 배출하겠다”고 말했다.안광헌 한국조선해양 사장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플랜트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굴뚝이 높은 공장, 매캐한 연기, 복잡한 공정 등이 떠오를 것이다. 플랜트의 범위가 상당히 넓지만, 대중에게 각인된 플랜트의 이미지는 탄소경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큰 의미에서 플랜트는 원료·중간재 또는 최종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통합된 생산설비를 의미한다. 오일·가스 플랜트, 석유화학 플랜트, 발전·담수 플랜트, 환경 플랜트 등 다양한 유형의 플랜트가 존재한다. 플랜트산업은 다양한 플랜트를 중심으로 엔지니어링(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중공업 기업이 주목하는 CCUS탄소경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플랜트산업계가 최근 들어 수소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및 글로벌 자원 무기화 등이 대두되면서 에너지 믹스 변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등이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대표적 플랜트 기업인 엔지니어링, 건설, 중공업 기업들은 그린 수소 생산,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시장, 액화 수소 플랜트 및 충전소, 블루·그린 암모니아 시장, 액화 수소 운송, 암모니아 운송, 수소 복합 충전소, 청정 연료전지 등에 투자하며 수소경제 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신성장동력으로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역은 CCUS, 청정 암모니아, 액화 수소 시장이다.CCUS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할 뿐만 아니라 활용하는 것까지를 담는다. 이 시장은 초기 단계로 기관마다 시장 규모에 대한 추정치가 다르지만, 성장할 것이라는 방향성에는 이견이 없다. 글로벌 엔지니어링, 중공업 기업이 확대되는 CCUS 시장에 적극적인 이유다.미쓰비시중공업은 미국 텍사스에 설치된 CCS 프로젝트인 ‘페트라노바’에 CCS 설비를 납품한 바 있다. 2017년 첫 가동을 시작해 2020년 페트라노바 CCS 프로젝트가 중단되기까지 3~4년의 운영 기간 미쓰비시중공업의 CCS 설비 포집 효율은 90% 이상, 포집 규모는 연 140만t 수준이었다.국내 플랜트 기업인 DL E&C도 자회사인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해 CCUS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카본코는 자체적 또는 다른 기업과 협업해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 CCUS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발전소 건설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청정 암모니아 시장도 국내외 플랜트 기업들의 신성장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 캐리어(Carrier)이자 탄소중립 에너지(연소 시 이산화탄소 미배출)로서 암모니아 시장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암모니아 활용의 대표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선박용 연료 시장 내 암모니아 수요량이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연평균 12%씩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인 테크닙에너지(Technip Energies)는 EPC 사업자로서 프랑스의 엔지(ENGIE), 일본의 미쓰이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야라 오스트레일리아(Yara Australia)가 그린 암모니아 제조에 필요한 그린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기존 암모니아 설비에 혼소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테크닙에너지는 전해조와 암모니아 생산 공정을 통합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HD현대그룹이 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암모니아 선박 시장에 대응 중이다. ○액화 수소 플랜트산업도 유망액화 수소 시장도 플랜트 기업들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관심을 두는 분야다. 액체 형태의 수소는 저장, 운송, 충전 관점에서 기체 형태보다 장점이 있다. 수소를 기체 상태에서 저장하려면 고압 압축이 필수적이나 액체 상태의 수소는 대기압에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폭발 위험성이 낮다. 또한 액체 형태의 수소가 차지하는 부피가 훨씬 작기 때문에 충전소 구축 조건도 덜 까다로운 편이다. 이에 따라 액화 수소 플랜트도 2010년 30개에서 2019년 36개로 늘어났으며 하루평균 생산량도 335t에서 395t으로 증가했다.액화 수소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플랜트 기업으로는 가와사키중공업을 들 수 있다. 일본 내 수소 액화 플랜트를 준공한 경험이 있는 가와사키중공업은 일본의 부품과 장비로만 건설됐다는 점에서 액화 수소 플랜트 구축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국내에서도 SK E&S, 효성과 린데의 합작법인인 린데수소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액화 수소 플랜트 구축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SK E&S는 SK인천석유화학 공장 내 수소 액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3만t 상당의 액화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린데수소에너지는 연간 생산량 1만3000t 규모의 액화 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운영할 계획이며, 2023년 5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선다.전후방산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글로벌, 국내 플랜트 기업들의 전략이 다양하게 관찰되고 있다. 국내 플랜트 기업이 기존에 영위하는 플랜트산업뿐만 아니라 새롭게 진입하고 있는 수소 시장에서도 글로벌 패권을 차지할 날을 기대한다.한정우 삼정KPMG 감사부문 상무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은 14일 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다. 벙커C유 대신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HMM이 발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MM은 “유럽연합(EU) 등의 선박 연료 규제 등으로 시작된 친환경 선대 경쟁력 싸움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라며 “메탄올 추진선 도입이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사, 친환경 선박 싹쓸이HMM이 이날 발주한 메탄올을 연료로 한 컨테이너선들은 모두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했다. 9척 중 7척은 현대삼호중공업, 나머지 2척은 HJ중공업이 제작하기로 했다. 이날 계약 규모는 1조4128억원이다.이런 방식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올 들어 한 달여간 세계에서 수주한 친환경 선박은 29척에 달한다. 메탄올추진선은 19척을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했고,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은 현대중공업(3척) 현대삼호중공업·삼성중공업(각 2척) 대우조선해양(1척) 등이 고루 가져갔다. 현대중공업은 LPG(액화석유가스)추진선 2척을 제조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조선 3사는 세계에서 548척이 발주된 친환경 선박 중 187척을 가져왔다.특히 메탄올추진선에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거느리는 한국조선해양이 세계에서 거의 독점 수준으로 일감을 따내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99척의 메탄올추진선 주문이 나왔는데, 이 중 한국조선해양이 절반이 넘는 54척을 수주한 것이다. 선별 수주 전략까지메탄올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SOx) 99%, 질소산화물(NOx)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다. 기술력이 많이 필요해 고부가가치선으로 분류된다. 9000TEU급 컨테이너선 기준으로 척당 약 1억2400만달러로, 일반선(약 1억800만달러)보다 15%가량 비싸다.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낮추면서 대신 메탄올추진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골라 수주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24척의 선박 중 친환경 선박이 19척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요즘 도크는 LNG와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입찰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친환경 선박 발주 더 늘 듯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 이후 발주되는 선박에 대해 2008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40%, 2050년에는 7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환경 규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런 규제로 인해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친환경 선박은 총 545척으로, 1년 만에 42% 증가했다. 메탄올추진선은 지난해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량의 21%를 차지했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는 2040년까지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화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머스크, MSC 등 글로벌 6개 선사의 친환경 선박 비중은 6.8%에 불과하다”며 “전체 선대의 75%가량만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더라도 상위 6개 선사가 보유한 선복량 중 8200만DWT(재화중량톤수)는 교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략 8200만t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선박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미다.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이날 HMM과의 수주 계약식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