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헐값에 팔래?"…'영업익 4000억' 전망 띄운 에스엠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가 올해 영업이익으로 1990억원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2025년에는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엠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흥행을 막기 위해 회사가 장밋빛 전망치를 제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스엠은 '영업실적 전망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7107억원, 1990억원을 제시했다. 작년에 비해 매출은 16.2% 줄겠지만, 영업이익은 112.8%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768억원, 3126억원으로 전망했다. 2025년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2274억원, 4296억원을 제시했다.

이 같은 실적 전망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웃돈다. 에스엠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1263억원, 1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 경영진은 프로듀싱 개편안 'SM 3.0'으로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엠은 보유한 케이팝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음반·공연 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팬플랫폼·영상 수익도 거둘 계획이다.

여기에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으로 흘러가는 자금도 차단해 실적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라이크기획은 프로듀싱 명목으로 매년 에스엠 매출액의 6%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엠 경영진이 이처럼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것은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수만 전 총괄로부터 SM 지분 14.8%를 인수한 하이브는 다음 달 1일까지 주당 12만원에 SM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최대 25%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에스엠 주가가 12만원을 넘어서면서 공개매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에 맞서 에스엠 경영진은 카카오와 손잡고 에스엠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는 제3자 배정 신주·전환사채 발행으로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기로 한 바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