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영원무역, 화승엔터프라이즈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갭, 노스페이스, 아디다스 등 해외 의류·잡화 브랜드 제품을 대신 만들어 공급하는 업체다.

17일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소비가 예상 밖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노 랜딩(no landing)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OEM주에 대해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노 랜딩이란 경기가 경착륙(하드 랜딩)이나 연착륙(소프트 랜딩) 없이 순항하는 시나리오를 말한다.

지난달 미국의 의복·액세서리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의류 재고 비율은 지난해 8~9월을 정점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미국 소비가 견조하다면 올 2분기 이후 OEM사의 실적 회복 강도가 기대보다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는 최근 주가에도 일부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한세실업 주가는 22.92%, 화승엔터프라이즈는 7.81%, 영원무역은 1.12% 상승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파타고니아 등 성장세가 꾸준한 고객사를 다수 확보한 것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핵심 고객사인 아디다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점이 고무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OEM사는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낮아 소비가 다시 악화해도 주가 하락 위험은 낮다”며 “2024년까지 장기적으로 보면 현 주가는 바닥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OEM주는 미국 내수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기업들의 ‘기초체력’은 과거보다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거래처 다변화 등이 이뤄져 예전보다 방어력이 많이 쌓였다”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