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우의 퀀트 포커스

컨센서스 바닥 대비 상향비율 가장 높은 테마는 ‘리오프닝’
반도체 장비기업 이오테크닉스·파크시스템스도 반등
상향비율 상위 20개 중 4개 종목이 바이오기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초 이후 주식 시장이 가파르게 반등하다가, 이달 들어 상승 탄력이 떨어졌다. 증시 반등 동력 중 하나였던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피벗) 기대감이 약해진 점이 증시 상승 동력을 떨어뜨린 원인 중 하나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웃돈 게 Fed의 피벗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에 균열이 일어난 상황에서 할인율에 민감한 성장주 내 업종들은 주춤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성장성에 기댄 주식 투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면 실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노동길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기업이익 하향을 상당 부분 전개한 상황”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까지도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지만 종반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의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바닥을 찍고 상향된 종목을 △증권사 세 곳 이상의 추정치로 형성된 컨센서스의 △지난 15일 집계치가 올해 들어선 이후 최소값보다 큰 종목을 찾는 방식으로 추려봤다. 작년 말부터 컨센서스 상향이 이어진 종목을 제외하기 위해 1월2일 집계치가 최소값인 종목은 제외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추려진 종목을 일별 컨센서스 집계최 최소값 대비 15일 집계치의 상향비율 순으로 나열한 결과 리오프닝(경제 재개) 수혜주에 포함되는 효성티앤씨(이하 상향비율 175.21%), 티웨이항공(156.97%), 제주항공(25.56%)이 1~3위를 차지했다.

화학섬유인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15일 기준 92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달 9일에 49억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처음 형성된 뒤, 이틀만에 122억원 적자로 하향됐다가, 이달 들어 다시 상향되기 시작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스판덱스 수요 개선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대비 공급 과잉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83억원으로, 지난달 26일 삼성증권이 110억원의 추정치를 제시한 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48억원과 490억원을 추가로 내놓는 등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에는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70억원으로 형성돼 있던 제주항공도 삼성증권의 보수적인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제시로 지난달 26일 컨센서스가 395억원으로 하향됐다. 이후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620억원과 547억원의 추정치를 내놔 컨센서스가 495억원으로 상향됐다.

반도체 장비기업인 이오테크닉스(20.93%)와 파크시스템스(15.72%)가 각각 1분기 영업이익 상향비율 상위 4위와 6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반도체 제조용 레이저응용장비를 이오테크닉스는 지난달 10일에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35억원으로 처음 형성된 뒤, 이달 7일에는 176억원까지 상향됐다가, 현재는 163억원으로 소폭 후퇴했다. 하나증권이 고마진 반도체 장비 매출 감소를 이유로 영업이익 추정치를 깎은 영향이다. 다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변운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중에서 레이저 어닐링 장비와 마킹 장비는 작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스텔스 레이저 다이싱 장비와 그루빙 장비는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가, 하반기 매출 성장이 각각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PCB 드릴 장비 중에서는 국내외 기판업체 중심으로 UV 드릴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최소값 대비 상향 비율이 큰 20개 종목에 녹십자(14.82%), 셀트리온(12.78%), 바텍(12.5%), 에스티팜(8.42%) 등 바이오기업이 네 종목 포함돼 있었다.

소비재 기업 중에서는 패션기업인 한세실업(12.57%)와 음식료품기업인 동원F&B(9.23%)가 컨센서스 반등폭 상위 종목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