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회복세를 타던 은행주가 급락세로 전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예대마진 축소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尹 한마디에…은행株 눈물
15일 하나금융지주는 5.44% 내린 4만4300원에 마감했다. KB금융(4.91%), 신한지주(3.55%), 우리금융지주(3.1%)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주요 은행주는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 들어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 2거래일 동안 10% 가까이 급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외국인은 이날 KB금융을 28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신한지주(81억원), 하나금융지주(125억원), 우리금융지주(29억원) 등도 팔아치웠다. 기관도 주요 은행주를 대부분 순매도했다.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상승 동력으로 꼽혔던 호실적과 배당 확대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은행주는 지난 1월 초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주요 은행들이 주주가치 제고 대책 발표로 화답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이날 윤 대통령은 고금리에 따른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차)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 산업에 과점의 폐해가 크다”고도 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은행의 실적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예대 마진에 따른 수익 창출이 은행의 핵심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금융당국이 은행들이 손실 흡수 능력이 뒷받침되는 경우에만 배당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