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보고 대출 받아 '풀매수'합니다"…개미들 '들썩'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그동안 바겐세일 기간이었네요. 더 매입 못해 안타깝습니다"

"실적 보고 대출 받았습니다. '풀매수' 합니다."

신안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휴스틸 주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작년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작년 4분기 실적은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도 압도했다. 하지만 회사 주가는 극도로 저평가받고 있다. 시가총액이 3300억원대로 작년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 종목을 눈여겨보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스틸은 지난해 매출 1조311억원, 영업이익 2887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7.3% 356.8% 불었다. 당기순이익은 408.6% 늘어난 1931억원을 거뒀다.

휴스틸은 송유관을 비롯한 배관용 파이프(강관)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파이프 생산능력은 121만t으로 세아제강(152만t)에 2위 회사다. 휴스틸은 법정관리를 겪던 2001년 '골프장 재벌' 박순석 회장이 이끄는 신안그룹에 인수됐다. 이 회사 실적이 큰 폭 불어난 것은 미국 정부가 현지에 송유관 등 자원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송유관 수출이 큰 폭 늘어난 결과다. 작년 4분기에만 12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철강업계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을 냈다.

깜짝 실적을 발표한 지난 10일 휴스틸 주가는 5940원에 마감하며 14.45%(750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저평가라는 분석이 많다. 이 회사의 작년 순이익(1931억원)과 10일 시가총액(3338억원)을 고려해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은 1.72배 수준이다. KG스틸(4.37배) 세아제강(4.18배) 고려제강(4.04배) 현대제철(3.07배) 현대비엔지스틸(2.39배) 동국제강(2.21배) 등 다른 철강주를 밑돈다.

휴스틸 주가 전망은 극명히 엇갈린다. 미국 클리블랜드 송유관 공장을 내년 말 준공하는 데다 해상풍력 구조물 사업에도 진출하는 만큼 실적 기대감은 상당하다. 이 회사는 미국 클리블랜드시 4만3000평 부지에 1243억원을 투자해 송유관 공장을 짓고 있다. 2024년 12월 준공되는 이 공장은 미국의 각종 무역보호조치에 대응하는 만큼 해외 사업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유상증자 자금을 비롯해 1720억원을 투자해 군산에 짓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장도 회사 실적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 공장은 2025년에 준공된다.

하지만 회사가 시장과 소통하지 않는 만큼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갈지 불투명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휴스틸은 작년 12월13일 67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갑자기 실시했다. 갑작스러운 유상증자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