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 사진=한경DB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 사진=한경DB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가 창업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료 이후에도, 약정에 의거해 음원수익의 일부를 라이크기획에 로열티로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라이크기획은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다.

9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에스엠 이사회에 대한 '위법행위유지청구' 원문을 공개했다.

회사는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은 작년 12월 31일 조기 종료됐지만, 2015년에 체결되고 연장돼 온 라이크기획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 별지 2 '계약 종료 후 정산에 관한 약정'에 따르면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사실상 아무런 용역에 대한 의무 없이 기존 발매된 음반음원 수익에 대해 2092년까지 로열티 6%를 수취하고, 2025년 말까지는 매니지먼트 수익에 대해서도 로열티 3% 수취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얼라인에 따르면 해당 사후정산 약정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첫 3년간은 400억원 이상, 향후 10년간은 500억원 이상이 라이크기획에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얼라인은 "라이크기획 용역계약, 라이크기획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은 두 차례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수백억원대의 대규모 추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라이크기획 계약은 종료됐지만, 해당 사후정산 약정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회사는 에스엠 이사회가 사후정산 약정을 이행하는 것은 이사로서의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의무 위반의 임무해태,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지원행위, 업무상 배임의 법령위반 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회사는 사후정산 약정의 이행으로 에스엠에 중대 손해가 생길 것으로 보고, 위법행위유지청구를 통해 지난달 30일까지 에스엠 이사회에 해당 정산 약정의 이행 중지를 공식 요구한 바 있다.

얼라인은 "에스엠의 모든 주주들이 이번 소수주주권 행사의 내용을 알수 있도록 위법행위유지청구 원문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필요성이 있는 경우 추가적인 소수주주권 행사 관련 원문 공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총괄 프로듀서와 에스엠은 법적 다툼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에 따르면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전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 에스엠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에스엠이 자신을 배제한 프로듀싱 개편을 골자로 하는 'SM 3.0'과 카카오 상대 지분 매각 등에 나선 데 대해, 이 전 총괄 프로듀서도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