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김영우 기자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김영우 기자
저가항공사(LCC)들의 주가가 동남아·일본 여행객 회복세에 힘입어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저가항공사들에 대해 "높은 기대에 비해, 여행객 증가율은 이미 낮아지고 있다"며 보수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행객수 회복이 더딘 대형항공사(FSC)가 향후 주가상승세에 있어 '바통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달 국제선 여행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월 대비 72%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13.8% 늘어났다. 강한 여객 회복세에 제주항공은 지난 3개월 사이 주가가 60%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1조3000억원을 넘기며 아시아나항공(1조1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진에어 역시 국제선 여행객수가 2019년 1월 대비 78%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진에어 역시 주가가 3개월 사이 23.6% 상승했다.

동남아 및 일본 등 단거리 노선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저가항공사들의 여행객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가율은 점점 떨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동남아 및 일본 여행객 수가 코로나 이전 대비 70~80%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도 본격적으로 공급을 늘리고 있어, 동남아 및 일본노선 항공 운임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수송량이 수요 회복 탄력 측면에서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판단"이라며 "공급 증가가 본격화되고 이에 따라 저비용항공사들이 특가판매에 나서는 등 국제선 운임도 2분기부터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1월과 비교해 국제선 여행객수가 아직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럽 등 장기노선이 아직까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증가폭에 있어서 아직까지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공급 경쟁의 강도도 약하다는 평가다. 경기침체의 정도, 환율 및 유가 등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인 경우, 장기노선 여행객의 점진적 회복 및 고운임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소외됐던 대형항공사들을 재조명할 시기가 찾아오고 있다"며 "경쟁의 강도관점에서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는 대형항공사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