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매파 거부한 파월…'발렌타인데이 CPI가 관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매파 거부한 파월…'발렌타인데이 CPI가 관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573151.1.jpg)
아침부터 경계감이 강했습니다. 50만개가 넘게 나온 1월 고용 데이타 탓입니다. 오늘 아침 닐 캐시캐리 미네아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엄청난 일자리 수에 놀랐다. 그것은 지금까지 노동 시장에서 긴축의 영향을 많이 보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저는 여전히 최종금리 약 5.4%를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1월 고용에 대해) “아마도 우리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기준금리를 기존 전망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씨티는 "51만7000개의 신규고용은 과열된 경제의 명확한 징후다. 지속해서 긴축적 금융여건이 없다면 인플레이션은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현실을 다시끔 깨우치게 해준다. 파월 의장은 오늘 좀 더 매파적 목소리를 내야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예측도 나왔습니다. 펀드스트랫은 지난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의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며칠 만에 말을 180도 바꾼다면 Fed 신뢰에 의문이 생긴다 ▲Fed가 디스인플레이션을 인식하기까지는 세 번의 상당한 둔화가 나타난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필요했다. 한 번의 고용보고서가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촉발하진 않는다 ▲1월 고용보고서에는 계절 조정, 벤치마크 재설정 등 신뢰에 문제가 있다 ▲1월 임금 상승률은 둔화했다 등의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시장 베팅이 파월 발언이 매파적일 수 있다는 쪽에 쏠리다보니 예상 외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만약 파월 의장의 발언이 그렇게 매파적이지 않다면 현재 시장 베팅의 비대칭적 균형은 분명히 위험자산의 상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숏스퀴즈가 나타나 주식과 채권의 랠리, 그리고 달러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후 12시40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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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순간 뛰었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시장은 파월이 (지난 수요일처럼)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해 얘기하고 금융여건이 긴축되어 있다고 반복해 말하는걸 듣기 좋아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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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인플레이션이 크게 감소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노동시장이 강하다.
-이번 경제 사이클은 과거 주기와 다르며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데이터에 대응해 행동할 것이다.
-기본 사례는 이 과정을 끝내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고, 금리는 좀 더 인상될 것이란 것이다.
-2% 인플레이션 목표는 Fed가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표준이다.
-대차대조표 축소(QT)를 끝내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채권 (추가) 매도를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의회가 부채한도 올리지 않으면 Fed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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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파월의 발언을 중립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may'(할 수도 있다)라는 단어를 써서 수위를 낮췄습니다. ING는 "파월 의장은 강력한 고용 보고서가 Fed가 할 일이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인정은 했지만, 그는 이번 하나의 데이터로 인해 매파적인 수사를 강화하지 않는 걸 선택했다"라고 풀이했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파월의 오늘 발언은 비둘기파적으로 시작해 약간 매파적으로 끝났다고 말하겠다. Fed는 근본적 전망을 아직 바꿀 때는 되지 않았다. 그러나 파월은 고용이 계속 높게 나오면 시장에 반영된 것보다 더 많이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제는 모든 게 데이터에 달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누빈의 사이라 말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반적으로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기존과 같았다. 파월 의장은 태도를 바꾸기 전에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오기를 기다릴 것 같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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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채권 시장에 영향을 준 일이 또 있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티프 맥컬럼 총재가 시장에 혼란을 안겨준 것이지요. 캐나다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올린 뒤 '조건부 중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맥컬럼 총재는 오늘 연설에서 "경제와 인플레이션을 너무 둔화시키기 전에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올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연설 말미에 "(서비스 물가 둔화, 임금 상승과 기대 인플레이션 완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은 목표인 2%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며 추가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캐나다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가 이 말에 다시 반등했습니다.
사실 오늘 새벽 호주 중앙은행(RBA)도 채권 시장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RBA는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35%로 높였습니다. 예상되던 것인데요. 문제는 시장은 이번 인상을 마지막으로 예상해 왔는데, 필립 로우 총재가 "앞으로 몇 달 동안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한 것입니다. 이는 호주 달러와 금리의 상승을 불렀습니다. 로우 총재는 작년 12월 향후 금리 경로는 데이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밝혔었죠. 하지만 지난달 나온 작년 4분기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7.8% 상승한 것으로 나오자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고 시사한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서치 어필리에이트(Research Affiliates)의 롭 아르노 설립자는 "인플레이션이 상반기에는 계속 하락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재점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월별 소비자물가(CPI)가 지난 3년 평균과 일치한다고 가정한다면 2.9%로 하락했다가 연말까지 5.7%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CPI는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후 12월 6.5%까지 떨어졌습니다. 아르노 설립자는 "많은 투자자들은 물가가 더 떨어지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금 추세가 아무리 고무적일지라도 계산 방식에 따라 인플레이션은 반등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작년 상반기 6.3%(연율 13%)까지 올랐기 때문에 전년 대비 물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훨씬 나아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 다음 6개월은 더욱 도전적이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2022년 하반기에 0.2%에 불과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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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이 밝혔듯 향후 통화정책은 고용, 그리고 물가 데이터에 달렸습니다. 3월 FOMC 이전까지는 2월 고용, 그리고 1월과 2월 물가 보고서 등 3개의 중요한 데이터가 남아 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건 오는 14일 발렌타인데이 아침에 발표되는 1월 소비자물가(CP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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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 나섭니다.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자사주 매입에 4배의 세금을 부과하고, 백만장자세를 도입하는 것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기업에 대한 반독점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중국의 스파이 풍선과 관련해서도 강경한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들 요인은 뉴욕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바이든의 어떤 제안도 의회에서 쉽게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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