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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화장품株 옛 영광 재현할까' 中수출 기대감 순풍부는 SAMG엔터
"1기부터 3기까지 이름 모르는 티니핑 캐릭터는 늘어나고, 병원놀이부터 엄마아빠 놀이까지 다 티니핑으로 해요. 티니핑 굿즈 사다가 파산하겠어요."

한국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이하 티니핑)' 시리즈는 부모들 사이에서 흔히 '파산핑'이라고 불린다. 티니핑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 보니 부모들은 티니핑 장난감을 사주기 바빠서다. 더 큰 문제는 피규어같은 장난감부터 젤리, 뮤지컬까지 티니핑이 안 엮인 콘텐츠가 없고, 콘텐츠 끼리도 연속성을 갖다 보니 사야 할 것이 너무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부모들의 슬픈 마음을 뒤로하고 웃음 짓는 건 티니핑 제작사 SAMG엔터다. 국내 매출 비중이 너무 크다며 공모가를 낮춰서 증시에 데뷔했던 SAMG엔터는 최근 티니핑의 인기가 중국까지 뻗어나가면서 다시금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中서 반응오는 티니핑…수출주로 발돋움?

8일 SAMG엔터는 4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이후로만 총 83.4% 올랐다. 작년 기업공개(IPO) 당시엔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희망가액 하단에도 못미치는 가격(1만7000원)에 데뷔했지만,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SAMG엔터 주가의 가장 큰 동력은 '티니핑'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성공을 기반으로 각종 완구를 팔아 돈을 번다. 티니핑 완구의 특징은 캐릭터의 종류도 수십 가지로 많을 뿐 아니라, 완구 간에도 연속성이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완구를 사면 다른 완구도 사야하는 구조를 가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 당시의 평가가 높지 않았던 건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가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작년 해외 매출 비중 30%)이다. 국내에서만 흥행할 경우 곧 피크아웃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몸값을 낮출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켓PRO]'화장품株 옛 영광 재현할까' 中수출 기대감 순풍부는 SAMG엔터
하지만 최근 SAMG엔터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은 중국 매출 급등에 기대를 건다. 티니핑 시즌2가 중국 4대 OTT 공개 하루 만에 인기 콘텐츠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중국 현지 사업 파트너인 '와우따띠'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SAMG엔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우따띠는 중국 최대 규모 엔터기업 중 한 곳으로, 티니핑의 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힘입어 최근 SAMG엔터는 올해 중국 완구 매출 예상치를 기존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 수정했다. 실제 SAMG엔터는 지난 6일 올해 중국 춘절 기간 전후 중국서 티니핑 완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판매 금액 기준으로는 약 5배 늘어난 수치다. 시장에선 중국 매출 급등으로 멀티플 리레이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한국 화장품주가 내수주에서 수출주로 발돋움하면서 적정 밸류에이션 밴드가 크게 상향조정됐던 것이랑 비슷하단 얘기다.

中리오프닝도 긍정적…오버행 우려는 잔존

중국 매출이 올라오기 시작한 시점이 리오프닝 직후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유아제품 소비의 대부분(80%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SAMG엔터 측은 제품 유통을 직유통 방식으로 바꾸려 하고 있어 마진 상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일각에선 SAMG엔터의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을 지적한다. 상장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매도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이에 대해 이미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1개월 짜리 보호예수 물량 100만주 가량이 이미 풀렸고, 지난 5일에도 84만주 가량이 더 풀렸기 때문이다. 남은 건 다음달 5일 풀릴 110만주 가량의 보호예수물량 정도다. 다만 2대주주인 델타가 1개월 보호예수가 풀린 물량을 아직 매도하지 않아 향후 이 물량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