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득현의 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이번 주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은 예상대로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다시 강한 ‘물가 잡기’ 의지를 표명했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매파적인 입장으로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최저 임금은 현재까지 주별로 평균적으로 4% 인상됐고 나머지 주까지 인상되면 전체적으로 4.8% 인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5% 가까운 임금 인상률은 모든 근로 소득자들에게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다만 물가 하락은 추세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고용상황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반까지 시장이 만족할 만한 상황까지 하락할 확률은 아직 높습니다.

이번 주 IB들의 강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 주 IB아이디어 1.
현재 시장에서 두 가지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 중. 경기 침체기임에도 저등급 채권에서 높은 수익이 발생했고 시장과 Fed의 최종 금리에 대한 전망의 차이가 크게 발생 중. 결국 과도기의 혼란임을 감안해 최고 수준의 채권만을 보유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책(BofA)


거시 경제와 시장 사이에 단절이 발생했는데, BofA는 이 상황을 설명하며 ‘차이에 주의하라(Mind the Gap)’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크레딧 채권을 포함한 위험 자산이 괄목할 만한 랠리를 보였습니다. 가장 좋은 예가 하이일드채권입니다.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작년 7월에 +583bp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최근 +407bp로 최저치까지 축소됐습니다. 금리가 175bp 이상 하락한 것으로, 국채와 비교하면 초과수익률이 7.7%(연환산 약 14%)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이 현상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건 아래와 같이 경제 환경이 크게 약화된 배경에서 발생했다는 겁니다. 크레딧 채권이 회복되는 동안 경기 침체 위험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 기준금리와 미 국채 10년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240bp 축소돼 현재 100bp 정도 역전됐습니다.
  • 선행 경제 지표는 전년 대비 +9.7%에서 –4.5%로 이동했습니다.
  • 통화 공급량이 2% 감소해 데이터 시리즈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9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 제조 및 서비스 경제 활동을 나타내는 ISM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라지지수(PMI)가 각각 48.4와 49.6으로, 강한 확장에서 위축으로 전환됐습니다.

경제 및 금리 데이터에 따르면 12개월 이내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크레딧 스프레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같은 ‘괴리’는 BofA가 채권 포지셔닝에 대해 더 방어적이 된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또 다른 ‘괴리’가 발생해 확대됐습니다. 기준금리의 미래 경로를 예상하는 데에서입니다. 미 Fed의 예상 금리 경로는 현재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Fed를 향해 "제한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역에 가까이 갔지만 아직 완전한 진입은 하지 않았다"며 "정책은 올해 동안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우리는 아직 5%에 있지 않고, 가야 할 5%를 초과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계속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불러드 총재와 비슷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파월 의장이 적어도 작년 11월부터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한적인 수준의 보유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해온 것과 일치하는 메시지입니다.

인플레이션 시대로 불리는 1970년대에 섣불리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했다가 물가가 다시 튀어오르게 만든 Fed의 실수를 반면교사 삼은 이 같은 메시지는 시장에 의해 직접적인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Fed는 기준금리를 5.25%까지 올려 당분간(높은 금리를 장기로) 유지하겠다는 점도표를 내놓은 바 있지만, 현재 시장은 최고 기준금리가 5%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말에는 2.8%까지 인하될 것으로 보고요. 이는 Fed의 예상치(4.3%)보다 약 150bp 낮습니다.

Fed는 시장이 그들의 결의를 의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시장의 낮아진 금리 기대가 야기하고 있는 금융 상황의 완화를 중단하고 시장의 기대를 그들이 선호하는 정책 경로에 다시 맞추도록 유도하기 위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BofA는 Fed의 잘못된 해석이라고 평가합니다. 시장이 실제로 말하고 있는 것은 Fed가 틀렸고, 또 늦었다는 겁니다. Fed는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반응이 느렸습니다. 마찬가지로 Fed는 현재 자신들이 파이프라인에 가한 상당한 물가 하락 압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통화 정책의 지연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둔화를 의미합니다.

실제 시장은 Fed의 결의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의심하는 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Fed의 분석과 처방입니다. 경제의 상당한 부분인 노동 시장이 여전히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거시경제와 시장 사이의 이러한 단절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습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최근 19만 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7월의 정점보다 7만 명 이상 낮고 작년 최저 수준인 16만6000명(그 자체로 1968년 이후 최저치)보다 크게 높지 않습니다. 지난 4차례의 불황(1981·1990·2000·2007년) 초기 주간 최초 실업수당 청구액은 평균 39만 명으로 현재의 두 배가 넘습니다.



노동 시장이 급격히 약화되지 않고 연착륙이 달성되는 한 크레딧 채권 시장은 지금의 스프레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시경제와 시장 사이의 괴리는 실제로는 물가 하락과 노동 시장 사이의 경쟁입니다.

연준이 실업률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이것이 핵심 질문입니다.

그러나 자산 배분을 위해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거시경제와 시장 간의 분리가 더 단절되고 복잡해질수록 포트폴리오의 의미는 더 간단해집니다. BofA는 더 방어적으로 변했고, 포트폴리오 제안을 채권의 벤치마크와 일치시키고 있습니다. 또 회사채에 대한 약간의 긍정적인 견해를 중립적인 것으로 낮췄고, 미 국채에 대한 견해를 중립에서 약간 긍정으로 상향했습니다. 듀레이션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금리 인하 위험(시장이 옳다면)과 금리 인상 위험(Fed가 올바르고 장기적인 결과가 따른다면)을 균형 있게 유지하면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명목 금리와 특히 실질 금리가 15년만에 매력적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채권 자산 배분에 있어 수익을 얻기 위해 너무 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BofA는 최고 수준의 채권 비중을 약간 높이면서 벤치마크 포지셔닝에 근접하는 것이 신중한 과정이며 괴리가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에 관계없이 합리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 IB아이디어 2.
글로벌 증시는 지난 8개월 동안 6월, 8월, 9월, 12월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7월, 10월, 11월, 1월에 상승세를 보임. 연초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경제의 여건을 보면 변동성은 연중 내내 지속될 전망(찰스 슈왑)

시장 변동성, 인플레이션 압력, 잠재적인 실적 감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에 시작된 주식, 채권 및 일부 원자재가 포함된 랠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모든 국가의 거의 모든 투자 자산군이 반등했습니다. ‘모든 곳에서의 동반 랠리’에는 주식(미국, 국제 및 신흥 시장), 채권 및 일부 원자재(금속 등)이 포함돼 있으며 대부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올해는 새로운 세상처럼 느껴집니다.

유가와 같이 랠리에서 빠진 몇 가지 예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주식, 채권, 원자재(인플레이션 조정 시 현금도 포함)의 트리플 약세장 이후 광범위한 랠리는 2년간(2020년과 2022년) 두 번의 약세장에서 타격을 입은 투자자들에게 환영을 받았습니다.

무엇이 11월에 시작된 랠리를 변화시키고 자극했을까요?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수치가 정점을 찍기 시작하면서 금리 인상 규모의 축소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10월과 11월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유럽중앙은행, 영란은행이 기준금리 목표치에 근접함에 따라 향후 인상 폭이 더 작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75bp의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11월에 발표된 미국의 10월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9월에 정점을 찍었다는 걸 드러냈습니다. 유럽과 영국의 11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수치는 10월에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10월 말에 있었던 당 대회 이후에 리오프닝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는 작년 대부분 동안 중국 경제를 급격히 침체시키고 시위를 증가시켰습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성장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더 깊고 장기화된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켰습니다. 증가하는 코로나 감염에도 불구하고 항공업계를 추적하는 Cirium의 데이터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월 중국 국내 항공 여행은 2019년 1월 대유행 이전 수준보다 10%나 급증했으며, 미국 국내 여행 수준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럽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한 우려를 숨길 수 있는 온화한 겨울 덕에 예상보다 양호한 데이터를 보여줬습니다. 하나의 경제 블록으로 측정했을 때, 유럽의 경제는 미국이나 중국보다 큽니다. 유럽의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시티 이코노미 서프라이즈 지수가 0 이상이면 블룸버그가 추적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측보다 데이터가 더 잘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0 미만이면 예측보다 나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경제 상황은 유럽의 경기 침체가 완만하게 유지되고 곧 끝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이번 랠리의 주요 위험은 무엇일까요?

유럽의 경제가 개선되고 중국 경제가 재개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습니다. 유럽의 코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최근 데이터는 성장이 계속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중국의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고 제조업체와 소매업체의 초과 재고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돼 가격 할인을 제공할 필요성을 줄였습니다.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상승하거나 (미국과 유럽의 총 소비자물가지수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고집스럽게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중앙은행들은 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긴축을 끝낼 수 없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계속되는 인상이 아니라 올해 말부터 연준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갑지 않은 소식은 시장의 낙관론을 약화시키고 매도를 촉발할 수 있습니다.

실적 침체가 이제 막 시작됐을 가능성도 우려됩니다. 미국의 경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지난해 4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전년 동기 대비 2.9%의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계속 하락하면서 2023년 1·2분기에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의 경우 4분기 실적이 9.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원자재 중심의 에너지 및 소재 부문에서 감소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실적 추정치에 대한 하향 조정은 MSCI 세계 지수의 주식에 대한 상향 조정을 계속해서 앞지르고 있습니다.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는 유럽과 중국의 밝은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어둡게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마켓PRO] "낙관하기엔 변동성 크다…안전채권과 퀼리티주에 관심"
시장 변동성은 지금까지 높았고 앞으로도 계속될 겁니다. 글로벌 증시는 지난 8개월 동안 6월·8월·9월·12월에 하락세를, 7월·10월·11월·1월에 상승세를 각각 보였습니다. 투자자들이 직면한 다양한 현실과 싸우면서 이러한 변동성은 근본적인 힘과 위험으로 인해 계속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 흐름과 관계없이 올해 투자자들은 시장 흐름에 발을 맞추고 해외 주식의 주도지역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난해 실적이 좋았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상승시킬 수 있는 낮은 가격 대비 현금 흐름 비율, 높은 배당 수익률 등 '퀄리티' 요인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 sgtpyun@nhq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