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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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졌습니다. 27개월 만의 일입니다.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백화점, 공항, 헬스장, 수영장 등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중국 등 해외에서의 확산세가 여전히 우려스럽지만, 겨울철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일상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거죠.

마스크를 본격적으로 벗게 되자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3년간 감춰왔던 얼굴을 갑자기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20∼50대 회원의 피부과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습니다. 특히 20대의 경우 피부과 이용액 증가율이 43%로 가장 높았습니다. 분석 시점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해 9월이니, 지금 다시 조사한다면 수치가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팬데믹 초기와 비교해 미용 시술 관심이 증가했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이 50%에 달했습니다. '미용 시술받는 횟수가 증가했다'는 항목에도 35%가 고개를 끄덕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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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미용 기기 업체들은 활짝 웃고 있습니다. 피부 시술·기기 사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가 기대되는 점도 호재로 꼽힙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용 업종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허리를 졸라매도 피부에는 지갑을 연다는 거죠. DS투자증권은 글로벌 피부미용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0%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피부미용 '대장주'는 시가총액 1조2000억원 규모의 클래시스입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5%가량 올랐는데요. 주력 제품은 고강도 초음파 피부미용 기기 '슈링크' 입니다. 지난해 출시된 신제품 '슈링크 유니버스'는 첫해에만 1000대가 팔리며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실적 전망도 밝습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클래시스의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82억원, 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66% 증가했습니다.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치입니다. 올해에도 무난한 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입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신제품 장비 출시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다소 줄어들었다"며 "2023년에는 소모품 비중 확대 및 판가 상승효과로 영업이익률이 52%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루트로닉과 제이시스메디칼도 수혜주로 묶입니다. 레이저 의료기기를 만드는 루트로닉은 올해 22% 넘게 뛰며 고공행진 중입니다. '깜짝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루트로닉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20% 웃돌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목표주가도 기존 2만7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올렸습니다. 제이시스메디칼은 해외 진출 모멘텀을 갖췄습니다. 고주파 미용기기 '포텐자'의 중국 출시, 집속초음파 레이저기기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은 제이시스메디칼의 목표주가를 12000원으로 올려잡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