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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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영향으로 중국 펀드·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 펀드를 사들이는 국내 투자자들 역시 늘고 있다.

수익률 높아진 中펀드·ETF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국내 중국펀드 181종의 평균 수익률은 9.61%로 집계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지역별 펀드 가운데 평균 수익률 1위였다. 2위는 베트남 펀드(8.35%), 3위는 중남미 펀드(7.86%)였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단계 완화로 이달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가 모두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관련한 펀드·ETF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레버리지 펀드·ETF가 높은 수익률이 기록하면서 전체적인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국내 중국 펀드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2.0’으로 22.9%를 기록했다. 이어 ‘KODEX차이나H레버리지’(19.3%),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1.5’(17.4%), ‘KOSEF차이나A50커넥트레버리지MSCI’(16.9%) 순서였다.

레버리지 종목이 아닌 ‘우리템플턴차이나드래곤’, ‘KBSTAR중국MSCI China’, ‘KODEX차이나심천ChiNext’ 등의 상품들도 1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돈도 중국 펀드로 향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중국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82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북미 지역펀드 유입금액(262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글로벌 펀드 전체로 놓고 보면 이달 104억원이 순유출됐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과 중국 춘절을 앞두고 개선된 소비 심리, 방역완화가 연초 중국 증시 강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중국 국가세무총국에 따르면 지난 21~27일 사이 중국 내 상품소비 업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0%, 서비스 업종 매출액은 13.5%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달 상하이종합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5배로 여전히 지난 5년 평균(11.3배)보다 낮아 저가 매력이 남아있다”고 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춘절 기간 소비회복 안도감과 정부의 소비부양 정책 기대감이 겹쳐지면서 중국 증시 추가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빠져나가던 중학개미도 '컴백'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중학개미’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중국·홍콩 증시에서 7226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중학개미들은 지난해 8월 이후 중국·홍콩 증시에서 매도 우위를 유지해왔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4억4041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중학개미들은 중국 본토에서 리오프닝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귀주모태주를 1580만달러 어치 사들였다. 본토 주식 중 순매수 1위였다. 이어 중국 제약업체인 항서제약(726만달러), 배터리업체 CATL(407만달러) 순서였다. 홍콩 증시에서도 음식 배달 플랫폼 업체인 메이퇀(601만달러), ‘글로벌X 차이나 소비재 브랜드 ETF’(526만달러) 등 리오프닝 수혜 종목을 주로 담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 정부가 내놓을 경기 부양책의 강도에 따라 중국 증시 상승세가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음달이 되면 중국 증시는 실적 공백기에 들어서면서 부양책과 유동성 대책에 따른 기대감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발생한 규제 충격을 만회하는 친시장 정책을 펼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