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주식 투자 경력 16년6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억원 투자했는데, 주식 잔고에 5000만원으로 찍히네요. 오늘 저녁 메뉴는 라면입니다.”
“1000만원 투자했는데, ‘물타기(손실을 낮추려 추가 매수)’ 하다가 벌써 투자 금액만 1억원으로 늘어났네요. 이러다 대주주 되겠어요.”

5세대(5G) 통신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슬픔을 삭히고 하는 말이다. 한화이글스 팬들에게 ‘보살’이라는 별명이 있다면, 수년간 5G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겐 ‘보살 개미’란 호칭이 어울린다.이런 글들은 5G 주식 종목 게시판에 가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19년부터 2020년 후반까지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 역할을 했던 5G株. 지금은 투자자들에게 ‘미운 오리 새끼’로 통한다.

2019년 4월 3일.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 통신 상용화에 성공한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예정보다 이틀 앞당겼다. 그 이유는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이 5G 상용화 일정을 앞당긴다는 정보가 입수됐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는 재빠르게 움직였다. 5G 개통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후 3일 밤 11시 1호 가입자를 대상으로 5G 폰을 개통했다.

주식을 좀 해본 사람들이라면 이 종목을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케이엠더블유. ‘5G 대장주’로 불리며 엄청난 상승률을 보인 기업이다. 케이엠더블유는 2019년 4월 3일 1만5250원에서 2020년 9월 8일 장중 고점인 8만9500원까지 거침없이 달렸다. 이 기간 상승률은 486.89%에 달한다. 2019년엔 매출도 6829억원과 영업이익 1378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했다. 케이엠더블유의 3일 종가는 2만8400원이다.
이노와이어리스 직원들이 5G 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 직원들이 5G 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다시 5G株의 봄날이 올 수 있을까

하이투자증권은 5G 스몰셀(Small Cell) 수요 확대 수혜주로 이노와이어리스를 꼽았다. 스몰셀 제품군은 전파 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 네트워크 용량 증대와 서비스 제공 범위 확장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소형기지국 솔루션이다. 집, 카페, 음식점, 극장 등 건물 내부에 스몰셀을 설치해 안정적인 통신 환경을 제공하고, 트래픽 발생량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노와이어리스는 KT에 10여년간 LTE 스몰셀 장비를 공급했으며, LTE 스몰셀 수요가 있는 일본의 한 통신사를 새 거래처로 확보했다”고 했다. 그는 “기존 통신 사업자의 커버리지 확대뿐 아니라 5G 스몰셀 매출이 가시화 되면서 매출 성장 및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하나투자증권도 기업 보고서에서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종 내 유망주로 이노와이어리스를 꼽았다. 김홍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3분기 실적 개선에 이어 4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28억원(전년 동기 대비 50% 상승)과 영업이익 112억원(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스몰셀 일본 통신사 매출처를 2곳으로 늘렸고, 해외 거래처가 늘어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9만원을 제시했다.
"2억 넣었는데 잔고 5000만원…저녁은 라면이나 먹을래요"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이노와이어리스는 지난해 9월 30일 52주 최저가인 2만2900원을 기록한 뒤 반등하고 있다. 2일 종가는 3만4000원인데,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48.47%이다. 최대주주는 지분 30.06%를 들고 있는 LIG다.

3일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5G주 전망을 묻는 질문에 “국내에 도입된 지 4년 가까이 됐지만 LTE와는 뚜렷한 차별성을 못 느끼는 건 사실이다”고 했다. 하지만 “메타버스·자율주행·블록체인 등 5G 기반으로 움직이는 서비스가 많기에 현재 소외되어 있지만 관련주 상승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별도로 추천 종목을 언급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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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