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 우리 서학개미들의 투자 상위 종목들에 기술주가 많은데요.

기술주가 이제는 저점이라는 기대감도 있는데 월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미국의 빅테크들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하고 있는 중입니다.

낙관론도 비관론도 어느 한쪽을 확실히 들 수 없는 상황인데요.

지난 설 연휴 동안 강세를 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빅테크 투심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4일 장 마감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시간외거래 초반엔 5%대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후 컨퍼런스 콜에서 회사 측이 암울한 향후 실적 전망치를 내놓자 힘을 잃고 다시 하락했습니다.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에 부응했지만 부정적인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확신을 잃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 물량을 내놓은 것으로 시장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먼저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4분기 실적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4분기 실적은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6년 만에 가장 저조한 매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하면서 527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순이익은 12% 감소하면서 164억 달러였습니다.

매출이 2% 증가에 그친 것은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성장세입니다.

다만 순이익 측면에서는 비록 감소했지만 시장의 전망치를 충족하면서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당 순이익 시장 전망치가 2.29달러였는데 실제로 2.32달러로 나오면서 전망치를 상회한 겁니다.

관련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재무책임자인 에이미 후드는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투자와 동시에 운영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순이익 방어에 힘을 쏟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앵커>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순이익 방어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뭔가요?

<기자>

클라우드 부문에서 기대 이상으로 실적이 나오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겁니다.

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마존에 이어 세계 2위인 부문인데요.



지능형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 18% 증가하면서 215억 1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전망치보다 상회한 성적이죠.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사업에서 선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분야의 1위인 아마존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3% 내외로 상승하는 등 동반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이 클라우드 사업에 따른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실적에서 클라우드 부문이 기여한 바가 큰데 클라우드 사업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505억~515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시장 전망치인 524억 3천만 달러를 밑도는 겁니다.

지난 4분기 클라우드 사업 부문 실적을 좀 더 자세히 보면요.

인텔리전트, 즉 지능형 클라우드 부분이 18% 상승하면서 전망치보다 상회하는 좋은 성장세였지만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26% 성장에 비하면 둔화된 수준입니다.

AI나 블록체인, IoT 등 다양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저(Azure) 클라우드도 31% 성장했는데요.

31% 역시 좋은 성적이지만 작년의 46% 성장세에 비하면 둔화했습니다.

문제는 회사 측에서 이런 성장 둔화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점인데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미 후드 CFO는 "MS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의 매출 증가세 둔화가 이번 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애저의 매출 증가율이 지난 4분기 31%에서 올 상반기 내 4~5% 포인트 추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발표 이후에 월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월가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투자은행인 레이몬드 제임스에서는 이번 실적에 대해서 “거시경제 악화에도 불구하고 마진 방어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고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인공지능 개발 업체인 오픈 AI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오픈 AI 투자가 고급 검색 기능과 언어 모델을 통해서 검색 엔진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을 뺏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블룸버그의 인텔리전스 분석가도 “이번 투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은 클라우드 성장 둔화 때문이겠죠?

<기자>

네. 배런스에서도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관건을 게이밍 컴퓨터의 수요 둔화와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세라고 봤는데요.

경기 침체 국면에서 두 가지 부분은 계속 주목하셔야겠습니다.

동시에 기술주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도 피해 갈 수 없을 겁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랜즈버그 베넷의 마이클 랜즈버그 최고투자책임자가 “기술주는 한동안 죽었다”고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올해 일부 투자자들이 다시 기술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실적에 대한 우려감 속에서 좋은 성과는 힘들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불황 속에서는 수익성이 낮고 고평가된 주식, 흔히 말하는 기술주 위주의 성장주들은 잘 팔리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현금을 확보하고 필수 소비재나 의료 부문으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우리 서학개미들이 미국의 빅테크를 많이 담고 있는데 기술주 전망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마이크로소프트 뿐만 아니라 애플이나 메타 등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시각이 나옵니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다수 빅테크들이 고용을 축소하고 있고 감원까지도 이어지고 있죠.

호주의 자산운용사 알피니티 인베스트먼트는 “애플은 제품이 반복적으로 생산되면서 새로운 점이 부족하다”면서 “끊임 없는 혁신과 새로운 제품 출시가 없다면 수익 기대치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메타에 대해서도 “최근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틱톡에 의해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번주 실적 발표 일정으로 24일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존슨앤존슨이 있었고요.

25일에는 테슬라와 IBM, 26일에는 인텔과 비자 등 기술주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 미국 빅테크들이 어떻게 주가를 방어하고 또 성장시킬 수 있을지 시장의 경계와 기대가 교차하는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민지기자 omg@wowtv.co.kr
기대와 우려 교차하는 美 빅테크 전망 [GO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