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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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30년 넘게 유지되면서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된 요인으로 꼽혀온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표면적으로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게 핵심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증권사 사업에 중요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짚어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5일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제시한 정책 방향성은 결국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과정이었고, 이번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폐지 발표로 그 과정이 더 본격화하는 모습"이라며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관련 노력이 본격화할수록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감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들어 수급에선 외국인 순매수세가 두드러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 20일까지 1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75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3조9735억원, 3515억원 순매도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하 연구원은 한국경제연구원 추정치를 인용해, MSCI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가 18조~6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긍정적인 시나리오의 결과이고, 뜻대로 잘 되지 않았을 경우도 고려해 봐야 한다. 선진지수로 승격되지 못할 경우 직면할 위험이다. 하 연구원은 "MSCI 신흥지수 내에서 한국 비중은 장기적으로 감소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중국 비중이 큰 폭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향후 또 하나의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는데, 인디아의 비중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MSCI 선진지수로 승격되지 못한다면, 또 한 번 비중을 빼앗기는 현상을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폐지와 관련해, 당장의 투자 관점뿐 아니라 향후 정책적·사업적 측면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은 최대 현안인 공매도 재개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이 크고, 장기적으로는 일련의 정책 안착을 위해 증권사 비즈니스에도 중요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세미나'와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등을 통해 MSCI에서 한국에 지적하는 문제들의 대부분이 다뤄지고 있고, 계속해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제 남은 것은 '공매도 전면 재개'"라면서 "증시가 안정되는 시점부터는 '공매도 전면 재개'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이러한 정책들이 안착하는 데에는 장기적으로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면서 "국제영업(인바운드), 외환시장 관련 비즈니스, 파생거래 등에서의 변화가 증권사의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할 시기"라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