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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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기간 큰폭으로 상승했던 미국 증시는 24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연휴 기간 미 증시는 테크기업들의 감원 및 지표 부진에 따른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조기중단 기대감에 마이크론(+8.7%), 애플(+5.4%), 테슬라(+13.2%) 등 반도체 및 성장주 강세에 힘입어 3거래일 누적 다우(+2.1%), S&P500(+3.0%), 나스닥(+4.4%) 모두 상승했다. 25일 국내 증시 역시 이같은 영향으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 코스피 상승 출발 전망

MSCI 한국 지수 ETF는 0.30% 하락(연휴기간 +2.61%), MSCI 신흥 지수 ETF는 0.07% 상승(연휴기간 +2.41%)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31.91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25일 원달러 환율은 5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1.5%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연휴기간 미 증시는 경기 위축 우려가 부각되기는 했으나,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나스닥이 4%대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유입된 점은 한국 증시에 우호적"이라며 "특히 한국 증시에 영향을 주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7.5% 상승했으며 전기차 업종도 큰 폭의 상승을 보여 관련 종목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부각되고 있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하락이 업종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호적"이라며 "미 증시 마감 후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MS가 시간 외로 4%대 이상 상승하자 여타 대형기술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인하를 둘러싸고 Fed와 시장간의 괴리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지만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연내 금리인하 문제'는 뒤로 미뤄 놓고 '연내 금리인상 중단'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여기서 호재성 재료를 찾으려고 하는 모습"이라며 "국내 증시는 연휴기간 동안의 미국발 호재를 반영하면서 25일(수) 강세로 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2% 가까운 급등세로 출발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증시가 연휴기간 급등했고 특히 미국 긴축이 중단될 것이라는 뉴스는 국내 증시에 큰 호재이고 중국 소비 회복에 따른 국내 수출 경기 개선도 기대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추세적인 상승세 전환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400선 이상은 12개월 선행 PER 12배를 상회하는 수치로 장기 평균을 크게 벗어나는 지수대"라며 "펀더멘털 둔화, 기대심리 검증 국면 진입을 고려할 때 주식 비중 축소, 현금 비중 확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 대응에 있어서는 금융, 통신 등 방어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美 증시 실적 발표 속 혼조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 속에 희비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였다.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04.40포인트(0.31%) 오른 33733.96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86포인트(0.07%) 떨어진 4016.95로, 나스닥지수는 30.14포인트(0.27%) 밀린 11334.27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개장에 앞서 제너럴일렉트릭(GE), 존슨앤드존슨, 3M 등이 실적을 발표했다. GE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발표해 주가는 1% 이상 올랐다. 3M의 주가는 회사의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2500명을 감원한다는 소식 등에 6% 이상 하락했다.

이날 MS는 작년 10∼12월(자체 회계연도 2분기) '애저' 클라우드 제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21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214억 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치다. MS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4% 넘게 상승했다.

■ 임시고용직 줄이는 美기업…고용시장 열기 가라앉나

수요가 공급을 초월하는 미국 고용시장의 열기가 급격하게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최근 임시고용 노동자 수를 줄이는 미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해고된 임시직 노동자는 3만5000 명으로 지난 2021년 초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미국 기업이 해고한 임시직 노동자 수는 모두 11만80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는 고용시장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임시직 노동자는 정규직보다 채용과 해고가 용이하기 때문에 경기 변화에 따라 기업이 가장 먼저 손을 대는 분야라는 것이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분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임시직 노동자 해고 분위기에 대해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경기 침체 상황에서 고용시장이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갑자기 반전할 가능성은 적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임시직 해고를 반드시 경기 불황의 전조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 中 전기차업체 BYD, 포드 독일공장 인수 협상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미국 포드자동차의 독일 생산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 간부들이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인수 가격 등 매각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BYD는 지난해 3월부터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하고 전기차 생산에 전념한 중국 업체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작년 1∼11월 신에너지차 누적 소매 판매량 순위에서 BYD가 157만6000대(31.3%)로 1위를 차지했다.

포드는 2025년 이후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생산하는 대신, 자를루이 공장 운영을 중단키로 결정한 상태다.
46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자를루이 공장은 2025년까지만 준중형 승용차 포커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앞서 포드는 지난해 유럽에서 전기차 새 모델 7종 생산 계획과 독일 배터리 생산공장, 양극재 내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계열의 배터리 생산을 위한 터키 합작기업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 현대차그룹, 유럽 10개국서 전기차 판매 4위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유럽 주요 10개국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그룹 중 네 번째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기차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가 지난해 독일 등 유럽 10개국에서의 전기차(BEV) 판매 현황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총 9만6988대를 판매해 점유율 10%를 나타냈다.

완성차 그룹별 순위로는 폭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 테슬라에 이어 4위였다. 이번 집계는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을 시작으로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덴마크, 아일랜드, 핀란드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 시장은 서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의 64%를 차지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폭스바겐을 중심으로 하는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지역"이라면서 "현대차·기아가 내연기관차 시장 대비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