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방산주…"호재 실탄 두둑하다"
작년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방위산업 관련주가 조정받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확대와 수주 모멘텀 약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부진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차익 실현 매물 출회

16일 한국항공우주는 4.02% 내린 4만7700원에 마감했다. LIG넥스원(-3.15%), 현대로템(-2.11%)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0.58% 오르며 9거래일 연속 강세를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외국인과 기관이 방산주를 일제히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방산주 급락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1월 초 대비 주가가 2~3배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항공우주와 현대로템도 각각 85%, 61%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해외 주요 방산업체 수준으로 올라섰다. 과거 국내 방산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내외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15~20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증권업계는 차익 실현 매물 소화 과정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추가 수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폴란드 2차 계약 이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작년 7월 폴란드는 현대로템과 980대 규모의 K2전차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기본계약이 이행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방산주의 수출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다.

선진국 수출 이제 시작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방산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제3세계로 한정됐던 수출처가 작년 폴란드 수주를 시발점으로 해 선진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방산주가 일시적 테마가 아니라 국제 정세의 흐름을 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이 반중·반러 동맹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무기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수출하도록 허용했을 것”이라며 “폴란드 수출도 미국 주도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따놓은 수주 계약만으로 내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항공우주와 현대로템은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3126억원, 223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 7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도 4957억원으로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자산운용사도 포트폴리오에 방산주를 넣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자사 대표 액티브주식형 펀드인 ‘TIMEFOLIO Kstock액티브’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 내 편입 비중이 각각 2, 4위로 높은 편이다. 가치투자 운용사인 VIP자산운용은 풍산홀딩스 지분을 6.53%로 확대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