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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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 규모가 될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선정 경쟁이 임박했다. 고용노동부가 4년 만에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 여유자금을 도맡아 굴릴 주간운용사 재선정에 나서는 것. 그 규모가 3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많은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지난 8년간 두 기금을 이끌어온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이 주간사 지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이르면 고용·산재보험기금 기관 선정 경쟁에 증권사 5곳과 운용사 1곳 등 총 6곳이 응찰할 것을 보인다. 고용부는 늦어도 2월 초께는 두 기금의 여유자금 주간운용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한다는 계획이다. 선정 기업들은 기존 사업자 계약이 끝난 뒤인 오는 7월부터 사업을 개시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증권사 대상의 '고용보험기금'엔 미래에셋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이 나설 전망이다. 하나증권의 경우 입찰을 저울질하고 있다. 주간사 지위를 빼앗으려는 최대 5개 증권사들과 지키려는 한국투자증권의 격돌이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대상의 '산재보험기금'엔 삼성자산운용이 단독 응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의 산재보험기금과 고용보험기금은 2015년 7월부터 전담자산운용 체계를 도입했다. 고용보험기금은 고용안정사업이나 실업급여 등에 필요한 재원을 위해 정부가 해마다 적립하는 기금이다. 회사와 근로자가 낸 보험료를 비롯해 징수금, 적립금, 기금운용수익 등이 기금 조성에 쓰인다. 산재보험기금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 보상 등을 취지로 한 기금으로, 회사로부터 징수한 보험료와 기금운용 수익금, 정부 출연금 등이 재원이다.

기금규모는 2021년 말 기준 고용보험기금 5조8188억원, 산재보험기금 22조3654억원으로 두 기금 여윳돈을 합하면 28조원을 웃돈다. 두 기금의 앞선 1기(2015~2019년), 2기(2019~2023년) 전담 자산운용기관은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이었다.

4년에 한 번씩 큰 장이 서다보니 업계뿐 아니라 발주기관인 고용부도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 양대 기금이 국민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기금인 만큼 여윳돈을 잘 운용해 나갈 수완을 갖춘 곳을 뽑아야 해서다.

고용부는 최근 이번 기금 OCIO 선정상 어떤 평가방식을 취할지 외부 전문가 의견을 구하는 연구용역을 발주, 최근 최종본을 받았다. 통상 1조원이 넘어가는 대형 기금은 정식 공고를 내기 전 주무부처에서 외부의 개인이나 기관에 용역을 주고 평가방식과 세부 항목, 배점 등을 자문한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연구용역은 '컷오프' 방식을 유지한다. 1차 정량평가에서 상위 일부 회사를 선정한 뒤 다시 초기 상태에서 2차 정성평가를 진행하는 형식이다. 정성평가에 정량평가 결과가 반영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증권사 한 임원은 "고용·산재보험기금 OCIO는 주택도시기금과 연기금투자풀 등과 함께 OCI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라며 "RFP가 나오기 전인데도 전담인력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정량평가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등 기업들간 눈치싸움이 심하다"고 전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