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 여파로 작년 4분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3분기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테슬라 주가가 폭락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작년에 발행된 ELS 절반가량은 원금 손실 위기에 처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조기상환 규모는 늘고 있어 ELS 시장이 곧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폭락하자…ELS 절반, 원금 손실 위기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ELS 발행액은 4조4016억원으로 3분기 발행액(5조6595억원)보다 22.2% 감소했다.

ELS 발행액은 증시 침체로 작년 7월 1조1202억원까지 감소했다가 9월 글로벌 증시가 잠시 회복세를 띠며 2조7402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12월 1조3373억원까지 다시 줄었다.

작년 하반기 들어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ELS가 대거 녹인(원금 손실 위험) 구간에 들어서자 ELS 발행도 함께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9180억원 규모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이 가운데 45%에 해당하는 4130억원에서 이미 녹인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ELS 조기상환 규모는 4분기 6조1383억원으로 3분기(5조575억원)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ELS가 조기 상환되면 투자자는 만기보다 이른 시기에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고, 증권사도 고객의 재투자로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8년 이후 국내 증시에서 증시 부진과 ELS 발행액 감소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주식시장은 이후 횡보 또는 상승세를 나타낸 경우가 많았다”며 “ELS 시장도 이에 부응해 조만간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