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극복하는 주식투자' 저자인 여신욱 작가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실패를 극복하는 주식투자' 저자인 여신욱 작가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최근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적 자립, 조기 은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 글자를 딴 파이어족은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에 경제적 자립을 이뤄 은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로 서른 여섯의 나이에 은퇴를 하고 제주도로 이주한 여신욱 작가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자산 규모보다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들어오는 소득보다 나가는 비용이 적은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은퇴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득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지출에 대한 통계가 우선돼야 한다"며 "지출을 통제하고 절약하기 위해 감내하는 부분이 투자해서 수익을 내거나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감내하는 것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4억 들고 은퇴 생활 시작…현재는 자산 2배 불어"



여 작가는 "연 10%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실력과 주식이 물렸을 때를 대비한 3년치 정도의 생활비가 준비돼 있다면 은퇴 후 전업투자를 꿈꿔도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처음엔 '한 1년 정도 놀고 먹다 다시 올라오겠지'라는 생각으로 4억원 정도를 가지고 제주도로 내려갔다. 지금은 주식 투자 등을 통해 자산이 2배 정도 불어났다. 여 작가는 자신의 주식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서른여섯, 은퇴하기 좋은 나이', '운을 극복하는 주식공부', '실패를 극복하는 주식투자' 등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여 작가는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꾸준히 늘어날 수 있다고 하면 파이어족 생활을 꾸준히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잃지 않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본전을 유지하면 나중에 수익이 나지만 손실을 내면 이를 만회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잃지 않는 투자를 위해서는 돈을 벌거나 잃었을 때 그 이유를 아는 것이라는 게 여 작가의 조언이다. 그는 "어떻게 해서 돈을 벌었는지 반대로 왜 돈을 잃었는지를 모르면 운에 맡기면서 도박만 하는 것"이라며 "자산증식을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분석하고 반대로 많이 잃었다면 왜 손실을 봤는지 확실히 파악하고 넘어가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주식 공부를 할 때는 차트나 수급, 거시경제 등을 보기 보다는 기업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적자가 나지 않고 돈을 버는 기업은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산업에 대한 이해를 하고 돈을 버는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설명이다.

그는 "옷 사는 것을 좋아하면 의류업부터 볼 수 있는 거고 먹는 것을 좋아하면 음식료업종을 주의 깊게 보면 된다"며 "스스로 익숙한 산업부터 차근차근 관심을 갖고 공부하면 주가가 상승할 기업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투자해야 할 때…내년 유망 섹터 2차전지, 엔터"

'실패를 극복하는 주식투자' 저자인 여신욱 작가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실패를 극복하는 주식투자' 저자인 여신욱 작가가 한경닷컴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여 작가는 요즘과 같은 하락장에서도 오히려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 상승장에 좋아질 주식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는 "작년 여름에 주식을 시작한 사람보다 지금 주식을 시작하는 사람이 투자에 있어 훨씬 유리하다"며 "지수는 5년, 10년 초장기로 보면 당연히 우상향할 것이고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지금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 작가는 "주식투자는 힘들 때 사모으고 남들이 환호하고 있을 때 수확을 거둬들이는 것"이라며 "지금은 주식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시장에 머물러야 하고 유망 기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수나 밸류에이션 레벨로 봤을 때 지금이 저렴한 구간은 맞지만 현 상황에서 더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빚내서 투자하지 않되 초보 투자자들의 경우 현금 보유 비중은 10~30% 정도를 유지한다면 적극적으로 투자해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유망 섹터로는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 조선, 음식료 등을 제시했다.여 작가는 "성장이란 측면에서 보면 2차전지, 엔터, 조선 등은 올해 장이 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견조해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주가가 좋지 않았던 음식료의 경우 내년에는 회복의 후보로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여 작가는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망친 주식을 온 몸으로 실감하라고 조언했다. 다음에 절대 같은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은 철저히 반성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는 "2020년 이후에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들은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투자인생에서 처음 겪는 것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일은 한 번 겪고 끝나지 않고 앞으로 투자를 하는 동안 이런 고비를 계속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힘든 감정을 잘 기억해두고 다음 번에 위기가 왔을 때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며 "마음이 힘든게 더 나은 자산증식, 더 나은 투자자로 진화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올해의 경험이 앞으로의 투자 인생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