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로 코로나' 폐기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까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각국의 금리 인상과 소비 감소로 내년에는 전 세계적 불황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이런 전망을 흔들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면서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국경 통제 해제로 중국 유학생과 관광객, 기업인이 출국하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에 상당한 여파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 계열 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중국이 내년 중반 완전히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 연간 글로벌 에너지 가격은 20%,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기존 예상인 3.9% 하락과 반대로 5.7%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중국은 부동산 냉각과 제로 코로나 통제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의 올해 원유 구매량이 199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무역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중국의 대 한국 수입은 지난달 25% 급감했다. 13년 만의 최저치다. 2019년 하루 1만4000편에 달하던 중국 국내 항공편은 지난달 하루 2800편으로 줄었다.

중국은 전날 시설 격리와 강제적 유전자증폭(PCR)검사의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방역 최적화 10개 조치'를 내놨다. 지난달 11일 방역 20개 조치 이후 감염자가 더 늘었지만 추가로 방역 수준을 낮추면서 위드 코로나로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중국 당국은 또 지난달 1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개발업체의 대출과 증자 등 자금 확보를 지원하는 조치가 핵심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살아나는 것 역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감염자 급증에 따른 의료시스템 붕괴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지연될 수 있는 리스크로 꼽힌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완전한 위드 코로나 시행 시 중국에서 중증 환자 580만명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중환자실(ICU) 침상은 10만명당 4.37개다. 14억명으로 환산하면 6만여개밖에 안 된다.

저우자퉁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질병통제센터장은 방역 조치를 즉각 해제하면 감염자가 2억3300만명 발생하고 20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단대 연구진도 중국 내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된 상황에서 국민이 충분히 접종받지 못하면 6개월 내 15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80세 이상 고령자는 3600만여명이며, 이들의 백신 1차 접종률은 76.6%, 3차 이상 접종률은 40%에 머물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