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기 바이오노트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조병기 바이오노트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내후년엔 올해를 뛰어넘는 매출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겁니다."

김일중 바이오노트 진단 사업부문 영업·마케팅 총괄(전무)은 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회사의 성장전략·비전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오노트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급부상한 '대표적인 팬데믹 수혜주'다. 동물용 진단 제품도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두고 있지만 진단키트에 비하면 비중이 매우 작다. 진단키트로 올린 매출 덕에 유가증권 시장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됐다.

2019년 400억원 규모였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6224억원으로 급증했다. 2년 만에 약 16배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억원에서 4701억원 수준이 됐다.

매출균형 위한 노력…"동물진단 신제품 내년 출시·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김 전무는 "원천기술 기반의 동물·인체용 진단 제품 분야에서 전방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모든 진단 시장의 니즈에 대응가능한 제품 라인업을 갖춘 유일무이한 회사"라고 밝혔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 의존하는 경쟁사와 달리 자체 생산능력까지 보유해 시장 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이를 통해 시장 내 '톱3'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회사는 사업 분야 간 매출 균형을 위해 동물 진단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생화학 동물 진단기기(Vcheck C), 분자진단 제품(Vcheck M) 등의 신제품을 조만간 출시한다. 노시원 전략기획실 전무는 "3~5년간 공들여서 준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론 관계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난 7월 인수한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데 주력한다. 이미 회사는 해외 90여개국, 160여딜러를 운영하며 영업망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전세계 3000개가 넘는 메리디언의 글로벌 고객망을 활용해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단 계획이다.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계획도 있다. 회사 측은 전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5000억~1조원 수준의 인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기확보한 현금·현금성 자산 7000억원과 IPO로 조달하는 자금(1840억원) 중 일부를 M&A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전무는 "연구개발이나 생산을 해도 결국 돈을 만들어 내는 건 유통업체"라며 "M&A는 주로 유통 분야 확장을 위해 투입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엔데믹에 따른 매출 하락 불가피…극복 대안은 충분히 마련"

김일중 바이오노트 진단 사업부문 영업∙마케팅 총괄(전무)은 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김일중 바이오노트 진단 사업부문 영업∙마케팅 총괄(전무)은 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바이오노트는 조단위의 'IPO 대어'로 평가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급격히 높아진 몸값에 시장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가뜩이나 IPO 시장은 유동성이 바닥을 치는 상황이다. 올해(3분기 누적 기준)만 해도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전체 86%에 달했는데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 앞으로 실적이 고꾸라질 것이란 게 시장의 우려다. 실제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줄었다.

회사 측도 내년 매출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낙폭은 제한적일 것일 것으로 전망했다. 인체 진단도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독감, 말라리아, 에이즈 등 영역이 다양해서다. 동물 진단 분야의 매출 성장과 더불어 메리디안과의 협업 시너지가 본격화되면 엔데믹에 따른 매출 하락을 충분히 상쇄할 것이라고 봤다.

김 전무는 "그간 동물용 진단 분야에선 면역진단밖에 없었다"며 "내년 출시되는 생화학·분자진단 제품 출시되는 만큼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무는 "코로나19 여파로 내년 매출이 많으면 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시기엔 투자가 활발하지 않았던 말라리아, 에이즈 쪽 투자가 잘 되고 있으며, 바이오노트는 수주도 많이 하고 있다. 2024년부터는 특히 메리디안 협업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80% 수준인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내부거래 비중을 내년 60%에서 내후년 40%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바이오노트가 올 3분기까지 올린 매출의 81.9%는 이 회사가 2대 주주로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의 거래로 발생했다. 2020년에는 이 비중이 91.1%에 달했다.

바이오노트는 이날부터 9일까지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총 1300만주를 공모한다. 이중 벤처캐피탈(VC)이 들고 있는 구주 매출 비중이 20%(260만주)에 달한다. 공모 희망가는 1만8000~2만2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8712억~2조2870억원 규모다. 일반청약은 오는 13~14일 진행하며 이달 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