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전략을 짤 때는 '소비자가 선택한 산업'이 아닌 '정부가 선택한 산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투입하는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7일 메리츠증권은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기업 실적'을 들었다. 세계 증시의 내년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최근 석 달 동안 4% 하향 조정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기업들의 이익은 올해보다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12개월 선행 EPS는 올 7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기소비재,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이들 분야는 수출 비중이 높아 '강(强)달러 현상'이 꺾이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EPS는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사태를 제외하면 우상향 곡선을 유지했고 잘 꺾이지 않았다"며 "세계적 경기 둔화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효과가 기업 이익에 서서히 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에너지, 유틸리티, 금융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4분기 실적 전망을 지난 1개월 새 5% 이상 내려잡았다. 특히 시가총액 대비 하향 조정이 강한 종목으로 가전제품 업체 월풀, 주택건설 업체 풀테그룹, 미디어 기업 워너브러더스 등이 꼽혔다. 이 연구원은 "내년 이익 하향 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종목의 공통적 특징은 기업 이익이 소비자의 선택과 직접적 연관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2018년 중국과의 무역 분쟁 이후 연방정부 예산에서 R&D 비중을 늘려 왔다. 내년 회계연도 부처별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부, 보건복지부, 에너지부에 R&D 예산이 집중됐고 전년 대비 증가율도 높다. 헬스케어와 방위산업을 대표적 수혜주로 볼 수 있다.
별도 구분된 R&D 예산이 새로 편성되기 시작한 안보기술 산업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백악관 산하 독립 정부기관인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일반과학 분야 예산의 70%를 받을 예정인데 반도체, 양자정보과학, 생명공학, 인공지능(AI), 무선통신 등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들 분야와 관련된 주요 ETF를 소개했다. 헬스케어·바이오 업종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암젠, 길리어드사이언시즈, 버텍스제약 등을 편입한 iShares Biotechnology ETF(종목명 IBB)를 예로 들었다. 친환경·수소 관련 기업을 선택하려면 Global X Hydrogen ETF(HYDR)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iShares U.S. Aerospace & Defense(ITA)는 미국의 상업·민간 항공기 제작 업체, 군용기·레이더 장비 등 무기 생산 업체에 투자하는 ETF다. Defiance Quantum ETF(QTUM)를 활용하면 양자 컴퓨터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사와 머신러닝 기술 관련 업체에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 ROBO Global Artificial Intelligence ETF(THNQ)는 매출의 상당 부분이 AI 관련 산업에서 발생하는 종목을 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내년에 실업률도 높아질 환경은 소비 심리에 부정적"이라며 "정부의 R&D 투자가 향하는 산업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의견 수렴 여부 등 심사…공시 강화도 검토 최근 기업들의 인적분할 후 재상장 과정에서 주주 권익 침해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인적분할 후 재상장 심사 때 기업 소액주주 보호 방안 마련 여부를 평가해 반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인적분할 재상장 심사 때 자사주 지분율이 평균보다 매우 높거나, 인적분할을 앞두고 자사주 지분을 크게 늘린 기업을 위주로 일반주주 보호방안을 심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최근 기업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소액주주 지분은 희석된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다. 자사주는 일반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신설되는 자회사에서 의결권 있는 신주를 배정받아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자사주의 마법' 현상이 생긴다. 지난달 현대백화점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거래소는 물적분할 재상장 심사와 유사하게 인적분할 재상장 심사 과정에서도 기업이 사전에 소액주주 간담회 등을 통해 주주 의견을 수렴했는지 여부를 따져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인적분할 재상장 신청 전에 주주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자사주 소각, 차등배당, 배당 성향 상향 등의 보호장치를 마련했는지를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적분할 전후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증권신고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등 공시를 강화하는 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 결정을 과도하게 옥죄지 않는 선
올해 국내 증시가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21일 대신증권은 보고서에서 “올해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개선 필요 항목이 6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찰대상국에 등재될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한국은 작년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 흐름 △청산 및 결제 △투자 상품 가용성 △이체성 등 9개 항목을 지적받았다.이후 정부는 MSCI 선진지수 편입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영문공시 단계별 의무화, 외환시장 개장시간 연장 등의 정책을 잇달아 발표해왔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제 개선 조치가 실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올해 관찰대상국에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MSCI 선진지수 편입은 한국 증시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MSCI는 1992년 한국을 신흥지수에 처음 포함시켰다. 2008년부터 선진지수 승격 여부를 검토해 왔다. 하지만 역외 환율시장 부재,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등 제한적 시장 접근성으로 인해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대신증권은 내년에는 국내 증시가 관찰대상국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관찰대상국에 오르면 통상 1년 뒤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이후 1년이 더 지나야 실제 지수에 편입된다. 만약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2026년에 결정되면 실제 편입은 2027년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문제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지위조차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는 FTSE 선진지수에 편입돼 있다. 지난해 FTSE 평가에선 8가지 항목에서 ‘제한’ 등급을 받았다. 다른 선진
▶마켓인사이트 3월 21일 오후 4시51분‘범LG가(家)’ 벤처캐피털(VC)인 LB인베스트먼트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10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종 경쟁률은 약 1167 대 1로 집계됐다. 청약금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청약증거금은 3조4300억원이 모였다.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VC가 시행한 IPO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1298 대 1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가를 희망 가격(4400~5100원)의 최상단인 5100원으로 확정했지만 일반 투자자의 관심은 뜨거웠다.LB인베스트먼트가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위해 예상보다 기업 가치의 눈높이를 낮춘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2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