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내년 상반기에 증시가 바닥을 칠 것이란 전망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기술분석가인 스티븐 서트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는 5일(현지시간) 새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에야 S&P500지수는 바닥을 찍었다”며 “침체가 닥치기 전에 바닥을 친 적은 1945년 한 번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침체 때는 평균적으로 S&P지수가 32.5% 하락했고, 약세장은 13.1개월간 지속됐다”며 “중간값 기준으로는 침체기의 주가 하락률이 27.1%였고 약세장은 14.9개월간 계속됐다”고 강조했다.

서트마이어 전략가는 “내년 2~4월에는 지수가 3240~3500까지 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너코드 제뉴어티의 토니 드와이어 전략가는 별도 보고서에서 “내년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침체 초반엔 비관론이 팽배해지면서 지수가 바닥을 칠 것”이라며 “내년 초 투자 전략은 방어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S&P500지수는 올 들어 16% 넘게 하락했다.
미국의 S&P500지수는 올 들어 16% 넘게 하락했다.
드와이어 전략가는 “미 중앙은행(Fed)가 과도한 긴축을 경계하면서 내년 하반기에 피봇(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며 “하반기 랠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창업자는 “지금부터 크리스마스 때까지 막바지 상승장이 연출될 수 있으나 내년에는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장이 나타나더라도 ‘베어마켓 랠리’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나일스 창업자는 “시장 상승에 동참하지 못할까 염려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보면 저가 매수세가 여전히 많은 걸 알 수 있다”며 “올해 말 상승한 뒤 내년 초 하락할 것이란 시나리오를 활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