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방역 규제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백지 시위’가 확산하면서 중국 정부의 방역 정책이 눈에 띄게 유연해진 덕분이다. 최근 청두 톈진 다롄 선전 등에서 대중교통 이용 시 필요하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 제시 의무가 폐지됐다. 이날부터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도 PCR 검사 결과가 없어도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후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PCR 검사 규제 완화→지역 봉쇄 규제 완화→점진적인 입국·이동 제한 완화’ 등의 순으로 방역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따라 관련 소비주의 상승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오프닝이 현실화하면 면세점, 카지노 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중국의 위드 코로나 연착륙 여부다. 겨울철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도 걸림돌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도 크다. 지난달에 이어 12월에도 중국 소매판매는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반도체 업황이 좋을 때 같이 오르고 업황이 꺾이면 함께 떨어졌다. 최근 들어선 딴판이다.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이후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가 훨씬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급등한 금리가 두 회사의 실적에 정반대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가세하면서 주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외국인, 삼성전자 사고 하이닉스 팔고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9일 저점 대비 14.63%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0.25%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1% 내린 8만1000원에 마감했다. 한 달간 하락세를 거듭하며 전 저점(8만400원) 부근까지 주가가 떨어졌다.최근 들어 외국인 수급은 삼성전자로 쏠리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를 465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2위다. SK하이닉스는 3304억원(순매도 1위)을 팔아치웠다. 기관은 삼성전자를 3616억원 순매수하고 SK하이닉스는 462억원어치 사는 데 그쳤다.이런 현상은 기본적으로 반도체 업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삼성전자보다는 SK하이닉스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치킨게임’이 벌어지면 1위인 삼성전자도 타격을 받지만 2위인 SK하이닉스는 더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삼성전자가 업황 악화에도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도 원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 감산하지 않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더 높아지면서 수혜가 클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내년 적자 가능성”올 들어 금리가 급등하면서 두 회사 재무구조 차이도 주가 디커플링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 3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 금융상품 포함)은 128조1622억원에 달하지만 차입금은 10조7920억원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으로 연 6조원(이자율 연 5% 가정)에 달하는 현금을 이자로 벌어들이고 있다.SK하이닉스는 차입금이 22조214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두 배가 넘는다. 보유 현금은 5조2874억원이다. 차입금에서 현금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6조7340억원이다. 이자율 연 5%를 가정하면 이자 비용으로만 연 840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삼성전자의 내년 순이익 예상치 평균은 26조7301억원이다. 전년 대비 28% 줄지만 2020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자가 오르면서 시가총액의 36%에 달하는 현금 보유액이 실적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내년 2984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증권업계는 전망하고 있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자동차 부품주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 주가에 실적에 대한 기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4분기 비용 부담 완화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5일 현대모비스는 2.11% 내린 2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동안 5.43%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HL만도(-9.59%) 현대위아(-6.53%) 등도 약세를 보였다. 내년 경기 둔화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증권가에서는 자동차 부품주가 올 4분기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료값과 운송비 등 비용 부담이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원재료인 알루미늄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5% 하락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1171.36을 기록하며 연고점(5109.6)과 비교해 77% 급감했다.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부품업체는 매출원가 비중이 90%에 달해 비용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원·달러 환율 하락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부품업체는 수출 물량에 대해 환 헤지가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크게 높아졌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1배다. 5년 평균(12.4배)과 비교해 26.6% 낮아졌다.다올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와 한온시스템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유 연구원은“내년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사업부문과 한온시스템의 친환경차(xEV) 부문 매출은 올해보다 각각 47%, 34%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한국전력의 주가 반등세에도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하고 있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5일 한전은 전날과 같은 1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간 17.75% 오른 수치다. 정부와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등 적자 해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주가가 상승했지만 증권가는 부정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한전 목표주가는 1개월 전 2만4300원에서 이날 2만3667원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한전이 내년에 13조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천연가스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 비해 전기료 인상폭이 충분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흑자 전환하려면 ㎾h당 61원 이상 요금이 인상돼야 한다”며 “전기료는 정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년도 요금 인상폭은 16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