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한달새 10% 껑충
12개 펀드 1개월 수익률 8%
IBK골드마이닝 16% '최고'
"금리인상 중단되고 경기침체 오면
내년에 금 가격 더 오를 가능성"
‘금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란 기대와 함께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이면서다. 경기 침체 우려마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투자하는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 강세 꺾이자 오른 금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국내 금펀드 상품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8.04%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4.17% 오른 것을 고려하면 시장수익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금펀드 중 ‘IBK골드마이닝’이 16.12%로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하이월드골드’(13.63%), ‘ACE골드선물레버리지’(12.51%), ‘신한골드’(11.97%), ‘TIGER금은선물’(6.82%) 등도 짭짤한 수익률을 보였다. IBK골드마이닝, 하이월드골드는 글로벌 금광업체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ACE골드선물레버리지는 국제 금 선물 지수인 ‘S&P GSCI 골드초과수익지수’의 변동률을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달러 강세가 꺾이고 국제 금 가격이 오르면서 금펀드 수익률도 함께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2023년 2월물 기준) 가격은 11월 1일 온스당 1649.7달러에서 지난 1일 1815.2달러로 10% 올랐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은 올해 경기 둔화와 증시 약세에도 가격이 줄곧 하락했다. 유례없는 달러 강세가 꺾이면서 금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금 가격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UBS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초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인하로 돌아선다면 내년 금 가격이 연간 13%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로 신흥국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와 자국 통화가치 불안으로 금을 대규모로 매입한 것도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며 “내년에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 뛰니 은·구리도
금 가격이 상승하면서 같은 귀금속 자산인 은 가격도 함께 뛰고 있다. COMEX 은 선물(2023년 3월물 기준) 가격은 지난달 1일 온스당 19.6달러에서 최근 22.8달러로 올랐다. 국내에서 은 선물에 투자하는 유일한 ETF인 ‘KODEX은선물’은 최근 1개월간 13.06%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귀금속 자산은 아니지만 구리에 투자하는 ‘KODEX구리선물’ 역시 최근 1개월간 10.58%의 수익률을 냈다. 내년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구리가격이 상승하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올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현재 상승세가 금리 하락 기대감에 따른 단기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있어 내년 금리 인상 속도를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오 연구원은 “Fed의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물가 변동 등 변수를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켓인사이트 12월 2일 오후 5시27분기업어음(CP) 금리 상승세가 두 달여 만에 멈췄다.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단기 자금시장 경색이 진정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CP 금리(91일물)는 전 거래일과 같은 5.54%에 마감했다. CP 금리는 9월 22일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3.15%를 기록한 뒤 지난 1일까지 49거래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2009년 1월 12일(5.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CP 금리가 치솟은 것은 자금조달 창구가 막힌 기업들이 CP 시장으로 몰려든 여파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조달 금리도 좀처럼 진정되지 못했다.하지만 잇따른 정부의 안정화 대책이 나오면서 CP 시장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50조원+α’ 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채권시장안정펀드를 5조원 추가 조성하고 국채 발행을 최소화하는 추가 대책도 내놨다.금리 상승 기조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 대형 증권사 CP 발행 담당자는 “CP 시장 ‘큰손’으로 꼽히는 증권사 신탁 등에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회사채 및 공사채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2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86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금리가 연 6%에 육박했던 한국전력 채권은 연 5.2%까지 발행 금리가 낮아졌다.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금시장이 조금씩 긍정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했지만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부동산 PF 우려 확산, 기업 실적 악화 등이 뇌관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일부 우선주가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상장주식 수가 지난 10월부터 강화된 우선주 상장 유지 요건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내년 6월까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상장주식 수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약세장 속 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SK네트웍스, DB하이텍, 현대비앤지스틸, 흥국화재, 남양유업 등 6개 종목 우선주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였다. 연말에도 상장주식 수가 20만 주 미만이거나 올 하반기(7~12월) 월평균 거래량이 1만 주 미만이면 내년 1월 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내년 6월까지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이번에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인 6개 종목은 모두 상장주식 수가 20만 주 미만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비앤지스틸 우선주는 7월부터 11월까지 월평균 거래량도 1만 주를 밑돌았다.금융위원회는 2020년 7월 우선주 투자자 보호 방안을 발표하고 상장주식 수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했다. 현대건설 등 일부 우선주 종목에서 이상 급등 현상이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해서다. 작년 10월부터 상장주식 수가 10만 주 미만인 우선주는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올해 10월부터는 20만 주로 요건을 강화했다.상장사들은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상장주식 수를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한 기업 관계자는 “약세장 속 주식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금융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24년부터 상장사 영문 공시를 단계별로 의무화한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는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 중 하나”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자산 10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작년 기준 93개사)는 2024년부터 영문 공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2026년부터는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234개사)로 대상을 확대한다.금융위 관계자는 “재무제표상 중요한 정보나 거래정지 등 거래소 공시를 우선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부위원장은 “국내 자본시장의 경우 외국인 주주 비중이 상당히 높지만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지 못했다”며 “기업의 준비 상황을 감안해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것”이라고 했다.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도 강화한다. 현재 자율적으로 공시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무화한다.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