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살펴봤습니다. 이외에도 슈퍼리치들의 투자를 자문하는 프라이빗뱅커(PB)에게 듣는 투자 전략,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ESG전략본부 이사 알려주는 ESG 관련 투자법, 만기매칭형 채권 ETF 투자 등 다양한 정보를 한경닷컴 독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이 종목 살까 말까-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한솔케미칼, 엠투엔
✔"세계 1위" 꿈 부푼 LG엔솔…꽃길만 펼쳐질까
사진=한경DB최근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테마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2차전지일 겁니다. 내년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전기차 시장은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 여력이 큰 미국에서는 현지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지원 방안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이 시행돼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의 주가를 더 밀어 올렸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2차전지 섹터의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도 9월30일을 저점으로 30% 넘게 치솟아 57만1000원으로 이달 25일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11일에는 62만4000원으로 종가 기준 최고가도 다시 쓴 바 있습니다. 전체 증시도 반등국면이긴 했지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인 대형주의 오름폭이 코스피 상승률(13.16%)의 두 배를 웃돈 게 흔한 일은 아니죠.
✔"철강일까 2차전지일까"…포스코홀딩스 '리튬 관련주'로 보는 이유
사진=연합뉴스2차전지 관련 테마가 시장에서 뜨겁습니다. 아직 전기차 시장이 태동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성장성 측면에서 2차전지가 크게 기복을 겪지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죠. 요즘은 염호에서 추출하는 리튬이나 광산에서 채굴하는 니켈 등 2차전지 원자재 관련주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별 볼 일 없던 회사가 리튬 사업을 언급만 해도 주가가 요동칠 정도죠.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포스코홀딩스'( POSCO홀딩스)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최근 국내 대표 철강사에서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 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눈에 보이는 투자' 때문입니다. 포스코홀딩스 매출처는 크게 4개 분야(철강, 친환경인프라, 친환경미래소재, 기타부문)로 나눠집니다. 리튬 등 2차전지 관련 사업은 친환경미래소재 부문에 포함됩니다.
✔반도체부터 2차전지까지 호재만발이라더니…골칫거리된 한솔케미칼
'23년, 삼박자가 맞는 해'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낸 한솔케미칼 관련 보고서 제목입니다. 언뜻 보면 다가올 새해에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뜯어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6개월 남짓 만에 목표주가를 20% 낮췄기 때문입니다. 뒤를 이어 하이투자증권도 20% 넘게 목표주가를 낮춰잡았습니다. 물론 보고서의 제목은 '내년을 생각하면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쓰여있습니다.
핑크빛으로 가득한 여의도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 제목과 달리 개미들에게 지난 1년은 악몽과 같았습니다. 반도체, 2차전지 등을 두루 장착한 한솔케미칼을 믿고 투자를 했지만 1년 새 주가는 32%나 추락했기 때문입니다. 다중 호재를 갖춘 팔방미인이 아니라 온갖 악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는 푸념도 나옵니다. 고통받고 있는 개미들에게 한솔케미칼이 삼박자를 갖춘 종목으로 재도약할지, 기대를 저버린 미운오리새끼가 될지 마켓PRO가 살펴봤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엠투엔의 파산 구설수는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씨는 작년 9월 신주발행금지 등 임시의 지위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엠투엔 파산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죠. 법원은 파산신청과 관련해 기각 결정을 내려졌음에도 김씨의 항고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투자 전략 통할까-목표가 오른 종목 분석, 만기매칭형 채권 ETF
✔올해 목표가 크게 오른 종목만 담아봤더니…'반전 결말'
사진=게티이미지뱅크최근 1년 동안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올린 종목들로 구성한 포트폴리오가 대체로 코스피지수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테마성으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증권가에서 뒤따라 올렸지만, 결국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았을 법한 사례도 확인됐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각 실적시즌이 종료일(분기·반기·사업 보고서 제출 기한 당일)에 직전 한 달 동안 목표주가 컨센서스가 가장 많이 상향된 20개 종목을 동일비중으로 매수한 뒤 다음 실적시즌 종료일에 같은 기준으로 리밸런싱한 수익률은 –23.47%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7.31% 떨어졌죠. 포트폴리오는 추정기관이 세 곳 이상인 종목으로만 구성했습니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 뜯어보니…장점 많지만 손실가능성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최근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만기매칭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됐습니다. 금리 변동을 신경쓰지 않고도 채권의 높은 만기수익률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여러 채권을 담는다는 점에서 분산투자까지 가능한 상품입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해당 상품의 구조 상 수익률이 일반 채권 기대수익률보단 낮을 수 있다는 점, 채권이 부도(디폴트) 날 경우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한경 마켓PRO가 만기매칭형 채권 ETF의 장점과 손실가능성 등을 분석했습니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ESG전략본부 이사"'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이전에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워싱'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3년 전까지만 해도 자본시장에서는 전혀 이야기되지 않았죠. 투자 측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매력적이지 않았으니까요. 최근 자본시장에서 그린워싱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건 ESG 경영이 투자자들에게 투자 매력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ESG 관련 정책·절차를 따르지 않고 ESG 펀드를 운용했다는 이유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400만달러(약 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ESG 펀드 회의론'이 고개를 든 데 대해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ESG전략본부 이사는 이 같이 말했습니다.
✔"2차전지株도 조심해야…소비위축에 전기차 판매 장담못해" [블라인드 인터뷰] 자산운용사 운용본부장(CIO)
사진=TASS"자동차를 사면서 대출 안 끼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금리가 이렇게 높은데 전기차 수요가 견조할 수 없죠. 2차전지주도 어려워질 거라고 봅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본부장(CIO) A씨의 말입니다. 그는 올해 2차전지주에 인플레이션과 달러강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여러 호재가 겹쳤다고 평가했죠. 다만 이같은 호재는 주가 반영이 마무리 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앞으로는 소비위축과 공급과잉 등 여러 위기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한경 마켓PRO가 2차전지주를 우려하는 운용업계의 목소리를 정리했습니다.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이 슈퍼리치들이 채권 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주식 비중을 줄인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슈퍼리치는 원래 안전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어디에 투자할 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인데,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서 예금보다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분들이 이 은행 자금을 채권에 투자한 겁니다. 이 같은 기조는 지금도 같습니다"
월가에서 내년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한국'을 꼽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지부진한 증시에 지친 국내 투자자들에겐 호재죠.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그보다 하루 앞서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투자들에겐 큰 관심사입니다. 빅 이벤트를 앞두고 최근 시장은 잔뜩 움츠린 상태입니다. 내년 시장을 판가름할 방향타가 정해진 후 액션을 취하려는 이들이 다수라는 분석입니다. 초고액자산을 굴리는 슈퍼리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남 한복판에서 슈퍼리치들의 투자를 자문하는 프라이빗뱅커(PB)에게 슈퍼리치의 투자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한경 온리(Only) 콘텐츠로 채운 한경 마켓PRO와 함께 달라진 투자의 깊이를 경험해 보세요. 자세한 내용은 한경닷컴 내 별도 마켓PRO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름잡는 실력자들이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집결한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창업자, 리사 수 AMD CEO가 함께 자리한다. 여기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도 참석한다. 좀처럼 모이기 힘든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유가 뭘까. 반도체 거물들 오는 6일 미국 피닉스에 집결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TSMC가 2024년 준공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생산설비 반입식'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반도체를 생산할 필요한 핵심 설비를 공장에 넣는 행사로 착공식과 준공식 못지않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1년 1월4일 새해 첫 현장경영으로 '평택 2공장 생산설비 반입식'을 택했을 정도다.TSMC 생산설비 반입식의 참석자 면면을 보면 대만계 커넥션이 눈에 띈다. 모리스 창은 대만, 미국 이중국적자다. 젠슨 황, 리사 수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이들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CPU '라이젠'과 GPU '라데온'을 개발·판매하는 AMD는 위탁 생산 물량 대부분을 TSMC에 맡긴다. 삼성전자와 GPU 관련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파운드리는 TSMC 선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는 AMD보다 덜 하지만 TSMC와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애플은 AMD보다 TSMC와의 관계가 더 끈끈하다. 애플은 수년째 TSMC에 핵심 반도체 생산을 위탁한다. 삼성전자는 아예 고려 대상도 아니다. 팀 쿡 CEO는 최근 "TSMC의 애리조나 공장에서 2024년부터 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칩이 생산될 미국 공장의 이벤트에 팀 쿡이 참석 안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TSMC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공장에서 4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공정을 구축할 예정이다. 당초 이 공장에서는 5nm 칩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월 웨이퍼 투입량 2만장으로 계획했던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애플 AMD 등 고객사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착공식에도 바이든 대통령 참석할 듯경쟁 업체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미국2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테일러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신축 부지 내 건물 공사를 시작했다.삼성전자도 성대한 착공식을 준비 중이다. 시점은 내년 1분기가 유력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주요 반도체 경영진의 참석은 100%에 가깝다. 이 회장의 경우 매주 열리는 공판 일정이 관건이지만, 대통령 등이 참석하는 국가 행사의 경우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일정을 조정하는 게 가능하다.이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두 정상 모두 최근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착공을 계기로 한미 정상이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다시 회담을 가질 지 주목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말 연휴 등을 감안할 때 착공식은 1분기께 열릴 것"이라며 "삼성이 한미 양국 정부 관계자들과 행사 일정 등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반도체 기업에 '59조원' 지원 법안 합의반도체 업계의 또 다른 관심은 TSMC와 삼성전자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도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지 여부다. 유럽연합(EU)는 지난해 삼성전자 등에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최근엔 독일 대통령, 스페인 총리 등이 연이어 삼성전자를 찾아 공장 유치 활동을 벌였다.EU 차원의 반도체 육성책도 마련 중이다. EU는 1일(현지시간) 27개 회원국 담당 장관들이 반도체 생산 확대에 430억유로(약 59조원)를 투자하는 EU 반도체법(Chips Act)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법안은 향후 EU와 유럽의회 간 협의를 거쳐 유럽의회를 통과하면 시행된다.EU 반도체법은 2030년까지 EU의 세계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10% 정도로 추정된다. EU 회원국들은 선폭 5nm 이하 최첨단 반도체뿐만 아니라 산업용 반도체를 만드는 전통공정 구축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반도체법을 통한 지원은 국가 차원의 투자와 민간 투자를 결합해야 받을 수 있다.EU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당장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1~3공장이 가동 중인 경기 평택에 4~6공장 부지가 남아 있어서다. 현재 4공장 부지에선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5공장도 내년 1분기에 기초공사를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마련해놓은 부지도 상당하다.EU 지역에 반도체 불모지에 가까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규모 파운드리공장을 짓기 위해선 반도체 장비업체 등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집적효과'가 필수적이란 얘기다. 유럽은 미국이나 한국에 비해 반도체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NXP, ST마이크로, 인피니온 등의 반도체 업체들이 유럽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큰 고객은 아니다. 극자외선(EUV) 장비로 유명한 네덜란드 기업 ASML은 한국, 대만, 미국 등에도 이미 ASML의 연구개발(R&D)센터, 서비스 법인 같은 인프라를 만들어놨다. 삼성전자가 EU로 서둘러 가야 할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삼성전자가 무조건 가야 하는 지역은 아니다"라며 "혜택을 살펴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중장기 관점에서 EU 공장 검토"중장기적인 관점에선 유럽 공장 신축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생산지 다변화를 원하고 있어서다. 팀 쿡 CEO는 최근 "아시아,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생산지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경쟁자들이 유럽 진출을 검토 또는 확정한 것도 신경써야한다. TSMC는 독일 드레스덴을 유럽 공장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유럽 진출에 대한 질문에 "여러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부정하지 않았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미국 인텔도 독일 등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의 수요업체들이 유럽에 몰려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중장기 라인 및 글로벌 단지 운영 전략’을 수립할 경력 직원을 뽑는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출신을 우대한다. 경기 평택과 미국 테일러 등에 예정된 라인 외에 ‘제3의 공장’을 찾기 위한 중장기적인 포석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지난 7월 보고서를 통해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과의 접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현지화가 필요하다”며 “유럽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유럽 출장이 잦은 삼성전자 반도체 경영진도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제안을 들어볼 계획이다.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는 최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경영진이 팀을 꾸려 내년 1분기 유럽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딱 몇 달만 엄마한테 비밀로 해요. 지금 당장 (갤럭시)Z플립4를 20만원대에 사갈 수 있으니 훨씬 이득이에요."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 A씨는 최근 '휴대폰 성지(聖地)'로 불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한 휴대폰 매장을 방문했다. 최대한 싸게 최신 스마트폰을 사려 발품을 팔았다.삼성전자의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4를 찾자 매장 판매원은 "특별히 지원금을 주겠다"며 몇 달간 11만원대의 고가 요금제 사용 조건을 걸었다. 비싼 요금제를 써야 하는 조건에 망설이는 A씨에게 판매원은 결과적으로 이득이라며 거듭 이같이 권했다.갤럭시Z플립4(256GB) 출고가는 135만3000원이다. 여기에 공시지원금 60만원을 주고, 판매원이 제시한 추가지원금 55만원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2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현행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따르면 공시지원금에서 추가되는 금액은 이동통신사업자가 공시한 지원금의 15%를 넘어서면 안된다. 즉 추가지원금 55만원에서 9만원을 제외한 46만원은 '불법보조금'인 셈이다."갤Z플립4는 40만원, 아이폰14은 80만원에 구매가능"2일 한경닷컴 취재결과 신도림 등 휴대폰 집단상가에서는 최저 20만원대에서 최고 70만원에 달하는 불법보조금 살포 정황이 포착됐다.일반적으로 11월 중순부터 연말까지의 기간은 수능을 마친 수험생 등 휴대폰 교체 수요가 높아지는 '대목'으로 통한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신도림의 판매점들은 '수능 특가' '최대 지원' 한정 수량' 등 홍보 문구를 내걸고 수험생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일부 매장 직원들은 지나가는 손님들을 향해 "우리가 제일 싸게 드릴 수 있다"거나 "지원금 받고 최저가로 사갈 수 있다"며 호객 행위를 하기도 했다.대다수 매장 직원들은 "통신사를 이동하면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해 추가 할인을 해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제시한 지원금은 단통법에서 정한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범위를 훌쩍 넘어 최고 70만원 지원금을 언급한 곳도 있었다.일반적으로 휴대폰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매달 요금 25% 감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면 스마트폰 가격에서 요금제별로 정해진 지원금을 받고 싸게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는데,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막기 위해 단통법은 추가지원금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그러나 실제로는 수십만원 규모의 불법보조금을 살포하는 등 '손님 쟁탈전'을 벌이고 있어 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공시지원금은 대개 휴대폰 제조사와 이통사가 함께 부담한다. 그런데 지원금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아이폰에도 적지 않은 불법보조금 정황이 드러났다. 휴대폰 매장에서 마주친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아이폰14를 구매하는데 매장에서 9만5000원짜리 5G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3개를 3개월 유지하는 조건을 내걸고 추가로 40만원을 지원해주겠다고 말했다. 당장 80만원대에 최신 아이폰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더라"라고 귀띔했다.이동통신사의 아이폰14 기본모델(128GB) 출고가는 124만3000원. 공시지원금(16만9000원)과 추가지원금(2만5350원)을 빼면 구매가는 104만8650원이다. 합법적 지원금 규모(19만4350원)를 2배가량 웃도는 혜택을 주겠다는 것. B씨는 "아이가 원해 최대한 저렴하게 아이폰14를 구매하러 온 건데 이것저것 가입해야 할인율이 올라가는 등 계산법이 복잡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6년간 불법보조금 총액 2.1조…단통법 '실효성 논란'불법보조금은 휴대폰 업계의 고질적 문제다. 과도한 마케팅과 불법보조금 등을 막기 위해 2014년 단통법이 도입됐지만 여전히 물밑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다. '불법'이지만 보조금 규모가 수십만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다.단통법 시행 이후 통신사들은 표면적으로 지원금을 줄이는 분위기지만 이들에게도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한 '유인책'이 되는 만큼큼 완전히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2014년 단통법 제정 이후 최근 6년간 이통3사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불법보조금 관련 과징금은 총 1384억을 기록했다. 2014~2020년 이들이 뿌린 불법보조금 총액은 2조1981억원에 달한다. 이통사들의 불법보조금은 5G 가입자 유치 등을 이유로 2020년부터 다시 급증했다. 최근에는 휴대폰 불법보조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개 플랫폼 등도 등장하기 시작했다.정부는 매년 휴대폰 불법 보조금을 단속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지만 여전히 음성적으로 불법 보조금이 판치고 있어 단통법의 실효성에도 물음표가 달린다. 방송통신위원회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에 따르면 단통법 준수 여부 등을 감시하는 '방송통신시장 조사분석' 사업에 매년 20억원 이상의 재원이 투입되고 있다. 내년도에는 올해(20억8000만원)보다 12.98% 많은 23억5000만원이 편성됐다.휴대폰 유통점의 불법 보조금 지급 행위에 대한 방통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의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과학기술방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3년간 가장 많은 147건의 불법보조금 지급 사실이 적발된 판매점이 지금도 성행 중이지만, KAIT는 이 매장의 존재조차 모르더라. KAIT의 자율규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꼬집었다.조아라/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2일 카타르월드컵 E조 조별리그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의 승패를 결정한 것은 비디오판독(VAR)이었다.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일본은 후반 6분 1-1 동점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올린 크로스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때 미토마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은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다. 선심은 공이 나갔다는 깃발을 들렸고 이에 대해 VAR이 진행됐다. 축구 경기 규칙은 '지면 또는 공중에서 공 전체가 골라인이나 터치 라인을 완전히 넘었을 때'를 '아웃 오브 플레이'(Out of Play)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라인을 수직으로 연장했을 때 공의 일부가 닿아 있으면 인플레이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만일 이 득점이 인정되지 않고 그대로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났다면 16강 진출 티켓은 일본-스페인이 아닌 스페인-독일에 돌아가는 상황이었다.VAR 결과 공이 라인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일본의 득점이 인정됐다. 일본은 이 득점을 앞세워 2-1로 승리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이번 대회에서 VAR는 승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일 오전까지 열린 총 44경기 가운데 VAR을 통해 판정이 번복된 사례는 22번에 이른다. 두 경기에 한 번 정도 VAR로 판정이 바뀐 셈이다.2일 경기에서는 세차례 판정이 뒤집혔다. 독일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후반 44분 독일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4-2를 만드는 득점을 올렸으나 이때 선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결국 VAR을 본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또 크로아티아와 벨기에 경기에서는 전반 15분 크로아티아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가, VAR을 통해 크로아티아 선수의 오프사이드가 잡히면서 페널티킥이 취소됐다.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이번 대회에서 FIFA가 VAR을 통한 판정 번복 등에 대해 팬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SPN은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VAR 판독 시 관련 자료가 중계방송사에 공유되지만, FIFA는 그렇지 않다"고 개선할 점을 짚었다.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게리 네빌은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이번 일본과 스페인 경기 VAR 판정에 의문을 나타냈다. 네빌은 "내가 음모론을 믿는 것이 아니고, 이번 대회 VAR 관련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는 느낌을 개막전부터 받았다"며 "정확한 앵글이 공개되지 않는 점도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