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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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덕분에 미 증시는 급등했다. 국내 증시도 반도체 및 플랫폼 관련주 등을 중심으로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증시 상승 출발 전망
미국 증시가 덜 매파적인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4% 넘게 급등한 점은 1일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 완화 기대,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 변화 가능성, 파월 의장의 발언, 베이지북을 통한 인플레 하향 안정 기대를 높인 점 등은 전반적인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증시는 1.5% 내외 상승 출발 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일 MSCI 리밸런싱발 대규모 외국인 패시브 수급의 되돌림 현상은 있겠으나, 파월 의장 발 호재에서 시작된 미국 증시 급등 효과, 원달러 환율 급락(역외 -18원)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애플(+4.8%), 알파벳(+6.1%), 테슬라(+7.7%) 등 빅테크 및 성장주들이 시장 금리 급락이 호재로 작용하며 동반 강세를 연출한 것처럼 국내 증시에서도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장전 발표 예정인 한국 11월 수출(예상 -11.2%, 10월 -5.7%) 결과에 따라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대형주 내 주력 섹터들 간 주가 흐름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강세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큰 악재성 요인이 없는 가운데 중국 기대와 긴축 완화 기대로 박스권 하단부인 2400을 지지한 증시는 상승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시사한 파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이르면 12월에 기준 금리 인상 속도가 조절될 수 있지만, 금리 인상 자체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다음 달 13일부터 이틀간 열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4회 연속 75bp(0.75%포인트, 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12월 FOMC에선 75bp 인상 대신 '빅스텝'(50bp 인상)으로 보폭을 줄일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시장에 확산한 상태다. 다만 파월 의장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선 한동안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4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노동시장이 진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고용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면 최근 일부 상품과 렌트 가격의 하락은 물가를 잡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기업이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는 현상이 거시적으로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상황이 일부 나아지고는 있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 베이지북 "물가상승 속도 줄고 경제 불확실성 증대"
미국의 기업들은 물가상승 속도가 줄어든 대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중앙은행(Fed)이 30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은 수요 약화와 공급망 차질 해소로 "물가상승의 속도가 느려졌다"고 언급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 10월 초부터 11월23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다음달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특히 소매업체들이 과잉 재고를 털기 위해 몇몇 제품의 가격을 낮췄고, 목재와 같은 일부 원자재 가격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천천히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보고서는 다수의 기업이 연말 경제 전망에 관해 "불확실성이 증대했다", "비관론이 커졌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 환호한 美 증시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이 이르면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해 큰 폭으로 올랐다. 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737.24포인트(2.18%) 오른 34589.77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2.48포인트(3.09%) 상승한 4080.11로, 나스닥지수는 484.22포인트(4.41%) 뛴 11468.00으로 장을 마감했다.

IT, 반도체, 경기소비재, 헬스케어가 상승을 주도했다. 애플(+5%), MS(+6%)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폭등했다. 반도체 기업들인 엔비디아(+8%), AMD(+6%), 마이크론(+4.5%) 등이 급등했으며 테슬라(+7%)도 뛰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연설에 안도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 금리선물시장에서 기준금리를 12월에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4%로 높아졌다. 전날과 오전까지는 60%대였다.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12bp 이상 하락하며 4.34%까지 떨어졌고, 10년물 국채금리도 12bp 이상 하락해 3.62% 수준으로 밀렸다.

가상화폐 가격도 급반등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후 5시 현재 24시간 전과 비교해 3.91% 오른 1만7102.15달러에 거래됐다.
■ 유로존 11월 물가상승률 10%로 둔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1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0%(속보치) 뛰어 전달(10.6%)보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래 올해 10월까지 12개월 연속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경신해온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이로써 17개월만에 처음으로 둔화했다.

부문별로 보면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34.9% 치솟았지만, 유가가 하락한 덕분에 전달보다는 떨어졌다. 식료품과 주류·담배는 전년 동월 대비 13.6% 뛰었고, 전달보다도 상승했다. 기타 상품은 1년 전보다 6.1%, 서비스는 4.2%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5.0% 상승했다.

시장의 관심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할지 아니면 인상 폭을 빅스텝(0.5%P인상)으로 줄일지에 있다. 경제전문가 중 대다수는 최근 설문조사에서 ECB가 0.5%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전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