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연말을 앞두고 ‘산타 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비타 수브라매니언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책임자는 30일(현지시간) 새 투자 보고서에서 “매달 950억달러에 달하는 미 중앙은행(Fed)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내년 말 S&P500지수가 기본적으로 4000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악의 경우 3000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가 침체되면 지금보다 24%가량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수브라매니언 전략가는 “유동성 리스크가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질 수 있다”며 “다만 최상의 시나리오에선 지수가 4600까지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샘 스토벌 CFRA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역사적으로 12월의 상승 확률은 77%에 달한다”며 “가장 많이 증시가 상승하는 달이지만 (올해처럼) 중간선거가 있을 때는 4번째 상승월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스토벌 전략가는 “올해 1~11월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5번째 하락장을 기록했다”며 “그럴 때마다 12월엔 주가가 뛰긴 했으나 매우 약했다”고 전했다. 과거 4번의 하락장이 있던 시기는 1973년, 1974년, 2002년, 2008년이었다.

그는 “과거 4번의 대표적인 하락장 중에서 세 번은 이듬해 시장 상승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S&P500지수는 올해 15% 넘게 하락한 상태다.
미국의 S&P500지수는 올해 15% 넘게 하락한 상태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전략가는 “12월엔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새롭게 들어오는 시기”라며 금리 인상과 침체 위협이 있으나 내년 1월까지 산타 랠리가 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나올 물가 지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12월1일엔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10월 물가가, 같은 달 13일엔 11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각각 공개된다.

크로스비 전략가는 “주가가 뛸 때마다 약세장 랠리라는 평가가 있으나, 앞으로 나올 상승장은 더 강력한 강세로 바뀔 만한 촉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니 디스피리토 블랙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실적 감소 위험에도 주가 할인을 감안할 때 주식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장의 가격 할인 폭이 가장 큰 헬스케어에 주목할 만하다”며 “고령화 추이와 회복 탄력성 등을 감안할 때 헬스케어 부문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