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경영진이 상당폭 교체될 전망이다. 30일 SK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SK그룹은 1일 각 계열사 이사회를 열어 SK스퀘어, SK브로드밴드, SK㈜ C&C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신규 선임을 결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해 설립된 투자회사 SK스퀘어의 대표이사에는 박성하 SK㈜ C&C 대표이사가 선임된다. SK㈜ C&C는 경기 성남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등 고객사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사태로 크게 물의를 빚었다. 하지만 박 대표에 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뢰는 여전히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SK스퀘어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던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반도체 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떠난 자리는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맡는다.
윤 신임 SK㈜ C&C 대표는 2007년 SK텔레콤에 합류한 재무 전문가로 박 부회장과 호흡을 맞추며 SK하이닉스의 각종 인수, SK와 SK㈜ C&C의 합병, 11번가 투자 유치 등 인수합병(M&A)을 주도했다. 윤 대표가 합류한 만큼 SK㈜ C&C도 적극적인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려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겸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주축으로 하는 SK텔레콤과 유료방송 서비스를 맡고 있는 SK브로드밴드가 ‘한 팀’으로 긴밀하게 움직여야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말을 앞두고도 ‘대표 배당주’로 꼽히는 통신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당배당금(DPS)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지 못한 탓이다. 다만 내년 초부터 실적 증가율이 회복되면서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당주 역할 못한 통신주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11월 1~30일)간 SK텔레콤 주가는 0.2% 하락했다. 같은 기간 KT는 2.19%, LG유플러스는 5.6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9.0% 오른 데 비해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11~12월은 통상 통신주, 금융주 등 배당이 많은 종목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보다 못한 수익률을 낸 것이다.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인건비를 크게 올린 KT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397억원으로 1개월 전(2613억원) 대비 8.27% 하향 조정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35% 감소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3132억원)도 같은 기간 40억원 줄었다.이익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배당 전망치가 추가 상향되지 못한 것이 주가에 결정적인 독(毒)이 됐다는 분석이다. 통신사 주가는 DPS 상향 조정치와 기대 배당수익률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금리 급등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다른 해보다 떨어진 상태에서 투자자 매수세가 낙폭과대주로 집중된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내년 초부터 반등?”연말 상승에 실패한 통신주는 오히려 내년 초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연결 기준 7%, 개별 기준 1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올해는 인건비 급등 등 일회성 비용이 많았지만 내년에는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등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하나증권은 올해 KT와 LG유플러스의 배당금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눈높이에 맞는 배당금 수준이 내년 초 발표되면 주가도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는 일회성 비용 등을 제거한 본사 이익을 기준으로 DPS를 산정할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며 “올해 KT의 DPS는 2200원, LG유플러스는 650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KT의 예상 DPS 평균치는 2075원, LG유플러스는 649원, SK텔레콤은 3400원 수준이다.단기 투자자에게는 LG유플러스가, 1년 이상 장기 투자자에게는 KT가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양호한 4분기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3사 중 가장 높은 무선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자회사 스튜디오지니, 스카이TV, 밀리의 서재 등 콘텐츠 사업이 부각되고 있어 향후 기업 가치 상승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GS그룹이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임원 인사를 30일 단행했다. 계열사 대표는 대부분 유임됐고, 부사장 승진자는 전 계열사에 2명뿐이다.GS그룹은 이날 이태형 ㈜GS 재무팀장(최고재무책임자·CFO)과 김창수 GS칼텍스 지속경영실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의 올해 인사를 발표했다. 이 부사장은 GS에너지 경영기획부문장과 인천종합에너지 대표 등을 거쳐 올해부터 GS그룹의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을 지원해왔다.사업 지원 분야에서 이력을 쌓은 김 부사장은 GS칼텍스에서 M&M본부를 이끌게 된다. M&M본부는 에너지 전환 시대의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허태홍 GS퓨처스 대표이사 상무(37)와 허진홍 GS건설 상무(37)도 이번에 임원이 됐다. 허태홍 상무는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둘째 아들이고 허진홍 상무는 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의 차남이다. GS그룹에서 신규 임원이 된 21명 가운데 10명(48%)이 신사업이나 디지털전환에 정통한 인물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인사 후 임원들에게 “모든 임직원이 위기 대응 역량을 키우면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홀딩스 경영기획부문장이 LX홀딩스 산하에 설립되는 싱크탱크 LX MDI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LX홀딩스는 30일 50억원(지분 100%)을 출자해 LX MDI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LX MDI는 계열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 컨설팅과 업무 인프라 혁신, 미래 인재 육성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구 부문장이 LX MDI 대표로 선임됐다. 서동현 LX판토스 경영진단·개선담당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다. 구 신임 대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올 3월 전무가 된 지 1년도 안 돼 부사장으로 승진해 그룹 내 2세 경영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1987년생인 구 대표는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LG전자 등을 거쳤다. LX그룹 출범 후 상무로 합류했다.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