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편의점과 백화점은 내년 호실적과 함께 주가도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황형 소비’로 편의점 매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절제된 소비의 탈출구로 ‘스몰 럭셔리’에 대한 욕구도 여전히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BGF리테일 등 편의점 주가는 이미 9월 대비 25% 넘게 상승했다. 백화점 업종 중에는 신세계가 톱픽으로 꼽힌다.
○유통 채널 중 편의점 주가만 급등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GF리테일 주가는 지난 9월부터 이날까지 약 3개월 간 24.61% 급등했다. GS리테일도 지난 10월 저점 대비 20.50% 올랐다.

주가가 이미 크게 상승했음에도 BGF리테일 등 편의점주는 유통 업종 중 유망한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내년 소비 시장이 위축되면서 ‘불황형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3분기말 기준 국내 가계 신용잔액은 1870조6138억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회사의 대출금리 상단은 연 7~8%에 육박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이후 5~6%대에 머물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영향으로 가계가 실질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 둔화로 기업 실적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 편의점 산업의 성장률은 7.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5.3%)보다 높은 수치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유동인구가 회복된데다 물가 상승으로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올 상반기 편의점 4개사의 월평균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28.1%에 달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락 등 외식물가 상승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즉석식품은 편의점만의 차별화된 카테고리”라며 “즉석식품이 고성장했던 2015~2017년 편의점 업체 주가수익비율(PER)은 25~28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높아진 배달비도 편의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들어 배달 대행업체들이 일제히 배달료 인상에 나서면서 배달 주문 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음식 소비를 편의점이 대신 흡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내년 기준 PER은 각각 13.3배, 11.2배 수준으로 2019년(각각 19.3배, 15.8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양극화 소비 지속…백화점 체력 튼튼”
편의점과 함께 백화점도 내년 튼튼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를 줄이는 가운데서도 ‘스몰 럭셔리’에 대한 유행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3%에 불과했지만 백화점 3사의 합산 매출액은 6% 증가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시기였던 2010년대 중반 편의점 도시락과 딸기 뷔페, 망고 빙수 등이 동시에 유행했다”며 “내년에도 명품이나 고가 의류 등을 판매하는 백화점과 저가 생필품을 파는 편의점만 생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종 평균(33%) 대비 럭셔리 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신세계(44%)가 백화점 3사 가운데서도 유망주로 꼽힌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이 현실화된다면 주가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와 홈쇼핑 주가는 내년에도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연구원은 “백화점처럼 매장 면적이 넓지 않은 대형마트는 구조적으로 집객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홈쇼핑은 코로나19로 인한 대표적 수혜 업종인만큼 내년에는 기저효과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