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내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있지만 산타랠리 온다"
미국이 추수감사절 연휴를 지난 가운데 월가는 증시 약세를 보인 올해에도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 연초를 두고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 랠리’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예상치를 하회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와 공화당의 중간선거 하원 승리에 힘입어 10월 저점에서 12.6% 상승한 후 연말 랠리를 향해 더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수감사절 연휴로 거래기간이 짧았던 지난주에도 3대 지수는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한 주 1.78% 상승,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53%, 0.72% 올랐다.

이러한 흐름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계절적인 순풍까지 탔다는 분석이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추수감사절부터 연말까지의 기간에 1950년부터 현재까지 71% 상승했다. 평균적으로 대형주 벤치마크는 이 기간 1.8% 상승했다. 마켓워치는 이러한 데이터는 투자자에게 대략적인 지침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연도에 상승한 것은 아니기에 특정 연도의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0월의 예상보다 강한 소매판매와 예상보다 약한 CPI 보고서 덕분에 지난달 주식의 강세에 더해 단기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잘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토발은 “계절적인 기대감으로 연말까지 주식이 약간 상승할 것이며 투자자들은 12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50bp 인상할 것이며 성명서에서 그렇게 매파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주식 시장은 우리가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거나 경기 침체가 발생하더라도 완만할 것이며 연준이 2023년 후반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하고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가진 현 주식 시장을 설명했다.

그는 CFRA의 경제 전망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를 가까스로 놓치면서도 여전히 V자형이 아닌 U자형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고 회복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발은 “인플레이션의 방향이 계속 하향한다면, 즉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이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투자자들은 꽤 기분이 좋을 것”이라며 “또한 2023년으로 접어들면서 기업 이익 성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미주대륙 자산배분 팀장인 제이슨 드라호도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에서도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지배적이었던 시장 추세(약세)에서 반전된 것으로 부분적으로는 연말 랠리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FOMO)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투자자 포지셔닝이 뒤집혔다”고 설명했다. 거시적 경제상황이 아닌 현재 FOMO에서라도 연말의 강세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달 초 “연준과 노동시장, 인플레이션에서 좋은 소식이 나온다면 시장은 수주 동안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24일(현지시간) CNBC도 산타랠리에 긍정적인 월가의 입장을 보도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투자정보업체 T3 라이브 닷컴의 최고전략책임자(CSO) 스콧 레들러는 11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월가 전문가들의 S&P500 지수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월가 전문가들이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4,100~4,150으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피벗 가능성이 산타 랠리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고 진단했다.

한편 내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이러한 시장의 상승세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현재 미국에서 이미 진행 중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은 최근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를 밑도는 금리 역전이 지속됐고 이는 통상 경기침체 전조현상으로 평가된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