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는 지금
[마켓PRO] 슈퍼리치 "내년 상반기엔 국내주식, 장투엔 글로벌우량주에 베팅"
월가에서 내년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한국'을 꼽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지부진한 증시에 지친 국내 투자자들에겐 호재죠.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그보다 하루 앞서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투자들에겐 큰 관심사입니다. 빅 이벤트를 앞두고 최근 시장은 잔뜩 움츠린 상태입니다. 내년 시장을 판가름할 방향타가 정해진 후 액션을 취하려는 이들이 다수라는 분석입니다. 초고액자산을 굴리는 슈퍼리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남 한복판에서 슈퍼리치들의 투자를 자문하는 프라이빗뱅커(PB)에게 슈퍼리치의 투자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최근 증시가 굉장히 차분해보입니다.
"네 연말을 앞두고 시장이 숨죽인 채 기회를 엿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올 한 해 지지부진한 장세를 겪어온 투자자들이 연말이 다가오면서 지친 측면도 있겠죠"

▶슈퍼리치들도 상황이 비슷한가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미 주식 비중을 줄여놓은 투자자들이 있다면 더욱 마음이 편할 것이고요, 원래 고액자산가들은 주식 하락기에 비중을 줄이지 않기 때문에 반등 포인트가 무엇이 있을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슈퍼리치들의 경우 채권 투자를 늘려왔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 것이 슈퍼리치들이 채권 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주식 비중을 줄인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슈퍼리치는 원래 안전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어디에 투자할 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인데, 채권 금리가 높아지면서 예금보다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분들이 이 은행 자금을 채권에 투자한 겁니다. 이 같은 기조는 지금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당분간 주식 투자는 자중하는 분위기겠네요
"다음달 또 한 번 큰 이벤트가 있습니다. 14일로 예정된 FOMC와 하루 앞서 발표되는 CPI죠. CPI는 현재 예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앞서 발표된 두 차례 결과 역시 예상을 빗나가면서 증시가 위아래로 출렁였죠. FOMC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은 이 CPI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FOMC를 통해 내년 금리인상 여부가 끝이 보인다는 판단이 설 정도의 발언이 나올 경우 시장은 크게 안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차례 이벤트 이후 슈퍼리치들은 어떠한 투자 방향을 정하고 있나요?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주식이,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유망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IB들의 관측처럼 현재 환율상황에서 달러를 기준으로 외국인들에게 한국 시장은 굉장히 가격 메리트가 있는 상황입니다. 달러강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면 외국인들에게 밸류에이션상 매력적인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글로벌 우량주가 유망합니다. 빅테크들이 인원감축 등을 하며 안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오히려 슈퍼리치들에겐 지금이 좋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에게도 미국 시총 상위 종목 혹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추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