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사진=바이오니아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사진=바이오니아
"우선 분자진단 시장에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겠습니다. 이후 유전자 합성, 프로바이오틱스, siRNA 치료제, mRNA 치료제·백신 부문 등을 아울러 10년 안에 연 매출(연결기준)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우뚝 서고자 합니다."(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

제1호 기술특례 상장기업 바이오니아가 올해 상장 17년만에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우량기업부는 4개로 나뉜 코스닥 소속부 가운데 가장 등급이 높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팔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룬 게 도약의 배경이 됐다.

바이오니아는 핵심 유전자 기술(유전자 추출·증폭·분석)을 기반의 분자진단 키트·장비 개발·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수년간 지속했던 영업적자에서 벗어났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으면서 한 계단씩 올라설 수 있는 비결은 뭐였을까.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CEO)는 그간 꾸준했던 연구·개발(R&D)의 성과라고 자부했다.
"준비된 자가 기회 잡아…국산화 혹은 세계 최초 개발한 장비·시약만 300여종"
박 대표는 최근 <한경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전자 기술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창업 이후 30년간 유전자 연구와 분자진단에 필요한 기자재·시약 등 300여종을 국산화하거나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로슈진단을 포함해 몇 곳이 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니아는 실제 신종플루,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실적 개선을 큰 폭으로 이뤄냈다. 바이오니아의 2020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70억원으로 2019년 대비 6배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5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237억원,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대비 소폭 늘었다.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흑자를 지속했다.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 사진=바이오니아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 사진=바이오니아
2020~2021년엔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지난해에만 바이오니아의 주가는 173.8% 올랐다. 해당 기간 코스닥 지수가 6.7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연초(작년 1월4일 기준) 4675억원 수준에서 연말(작년 12월30일 기준) 1조25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었다. 2년 치 기준으론 616% 상승해 같은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54%)을 뛰어넘었다.

바이오니아는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우상향하면서 지난 5월 기술성장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코스닥 소속부가 변경됐다. 이번 소속부 변경은 최근 3년 치 매출액 평균 500억원 이상 등 일정 기간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깐깐한 재무요건을 만족한 결과다. 코스닥 소속부는 총 4개군으로 분류된다. 우량기업부, 중견기업부, 벤처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순으로 등급이 높다.
"코로나 특수 끝났지만…차세대 분자진단 장비로 매출 극복할 전망"
그렇다고 바이오니아에게 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에 따른 실적 악화는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 3분기까지 별도 기준 매출은 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연결 매출은 16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80억원)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 줄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연결 기준 실적이 별도 기준 대비 견조한 건 코로나19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진단 시장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의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이 이를 상쇄한 데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 대표는 "분자진단 사업 부문의 코로나19 키트 매출 특수는 끝났다"면서도 "분자진단 매출 감소세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봤다. 지난 10여년간의 노력 끝에 개발한 차세대 다중 진단장비·진단키트의 글로벌 출시로 실적 극복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코로나 약발 끝이요?…10조 기업 기대하세요" [신현아의 IPO 그후]
박 대표는 "차세대 장비·키트가 내년 하반기부터 잇따라 출시되면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며 "출시 예정인 다중 감염진단장비인 'IRON-qPCR'을 중·저소득 국가와 선진국의 1차 의료기관·보건소, 병원 응급실 등에 공급해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를 활성화해 분자진단 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어가는 첨병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상반기엔 유럽 시장에 탈모 증상 완화 화장품인 '코스메르나'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연내 CPNP(화장품 등록 포털) 등록을 완료할 예정이다. 코스메르나는 최근 독일 더마테스트사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아 최고등급인 '엑설런트 5-스타'를 부여받았다. 더마테스트사는 독일 최초 피부과학 연구소이자 세계적 권위의 글로벌 공인 인증기관이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이 유럽에서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박 대표는 "출시가 조금 늦더라도 글로벌 마케팅팀을 구성해 성공적인 제품 출시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외 인체 적용시험에서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특허 등록한 '구리 나노와이어'와 '은 코팅 구리 나노와이어'도 파일럿(시범) 단계이지만 내년부터 매출과 이익 증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신소재는 전자파를 차단하고, 전기차 배터리의 방열 효율을 높여 화재·성능저하 위험을 낮추는데 활용된다. 값비싼 은을 덜 쓰지만 방열·전자파 차단 효과는 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바이오니아 주가, 다중 진단장비·코스메르나 화장품 수출에 달렸다"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 사진=바이오니아
바이오니아 글로벌센터. 사진=바이오니아
증권가에선 다중 진단장비·키트와 코스메르나 화장품 수출이 주가 반등에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바이오니아의 영업실적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프로바이오틱스 매출 성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코로나 진단제품 매출(수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 연구원은 "상승 모멘텀으로는 내년 코스메르나 유럽 수출의 성공 여부"라며 "새로운 기전의 기능성 제품인 만큼 사업 성공을 확인하는 데 시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중하위 소득 국가로의 진단용 제품의 수출 잠재력을 봐야 한다"며 "내년에는 관련해서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자진단 부문 실적 악화와 바이오 업종 침체 등 영향에 올 들어 바이오니아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특례상장 기업인 만큼 경기침체·금리인상기 타격도 많이 받았다. 지난 25일 종가 기준 코스닥 지수가 연초 대비 29.05% 하락할 때 바이오니아는 30.14% 떨어졌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가 향후 4~5년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해 위기 극복과 도약의 준비를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분자진단, 항비만 유산균, 탈모 siRNA 화장품의 글로벌 성공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원을 구축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특허 제품들을 성장동력으로 키워 가는 것이 미래 주주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